생각의 편린들

5.18 희생자 조롱한 '일베' 엄벌해야 할 또 다른 이유

새 날 2014. 1. 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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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눈과 귀를 의심해야 할 만큼 천인공노할 표현을 사용한 한 철없는 일베 회원의 망동을 우린 생생히 기억한다.  이는 일베가 흔히 자신들 망동의 논거로 들이대던 '표현의 자유'라는 울타리를 훌쩍 넘어선, 방종이라고 하기에도 그 도가 지나친, 결국 인간이기를 포기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파렴치한 행위 그 자체였다.  다시 언급하기조차 꺼려질 만큼 끔찍했던 기억이 아닐 수 없다.

 

5.18 희생자 조롱한 일베 회원 첫 공판

 

27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32호 법정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관을 택배 상자에 빗대 조롱한 사진과 글을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사이트에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등)로 기소된 일베 회원 양모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지난해 5월 5.18 희생자 시신이 담긴 관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니 사진에 택배운송장을 합성한 뒤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왔다. 착불이요’라는 게시물을 일베에 올려 5.18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했다"

 

피고인 양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관 속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패러디를 한 만큼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없었으며, 박근혜 대통령 출산 패러디 그림으로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가 무혐의를 받은 것처럼 표현의 자유는 폭넓게 허용돼야 한다는 무죄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자신의 행위는 인정하되 잘못은 없다?  여전히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어떤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와 그에 대해 반성하거나 뉘우치는 기색이라곤 전혀 없는 눈치다.  그는 희생자와 그들의 유족 그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 어린 사죄의 길을 택하기보다는 끝끝내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극에 달한 뻔뻔함의 길을 택한 셈이다.  



아울러 유족들의 전언에 따르면 피고인인 양모씨나 그의 변호인이 유족들에게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유족들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본 바로는 아무도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단다.  일베의 본질처럼 후안무치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쯤되면 자신의 죄를 인정치 않고 있으며, 따라서 떳떳하게 죗값을 치를 의사 또한 전혀 없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양상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3월 17일로 예정되어 있다.

 

일베의 조롱 행위는 인간 이하의 짓에 다름 아니며, 결국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꼴이다.  5.18 희생자 비하와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엄벌에 처해야만 한다. 

 

한편 지역감정 조장과 비하, 5.18 희생자 조롱 행위로 그들의 회원이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일베에서는 여전히 지역감정과 비하의 시도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어 피고인이 왜 엄벌에 처해져야만 하는가의 또 다른 당위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를 전라도 비하의 도구로 삼은 일베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이하 AI)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일베 회원들이 AI의 진원지로 전북 고창 오리농가를 지목하고, AI가 마치 전라도 때문에 발생한 것인 양 지역 비하에 팔을 걷어붙인 채 열을 올리며 이를 확대재생산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한 회원에 의해 '전라도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제하의 글이 일베에 올라왔고, "지금 이 시간 대다수의 국민은 전라도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전라도에서 시작되고 종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터무니 없는 억지 주장을 펴며 극단의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었다.  이 게시글이 올라온 뒤 일베에는 수많은 동조성 게시글들로 잇따라 도배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AI는 전라도'이며 '전라도가 천벌을 받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홍어들 죄다 살처분 해야된다"는 살벌한 저주마저 서슴없이 퍼붓고 있었다.  AI를 매개로 극도의 지역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들의 지역감정 조장이나 비하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얘기가 아니지만, 5.18 희생자 조롱 건으로 자신들의 회원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버젓이 이와 같은 행동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들에겐 역시나 정신이 번쩍 뜨일 만한 극약 처방이 절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5.18 희생자 조롱한 일베 엄벌해야 할 또 다른 이유

 

일베는 지난해 11월 지역감정 조장과 비속어 사용, 여성 비하, 청소년 유해매체물 게시 등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청소년 유해매체물 지정을 주장하는 일각의 의견이 묵살된 채 솜방망이 처벌인 단순 권고 조치만을 받은 일베, 덕분에 그들의 망동에 일말의 변화 따위 있을 리 전혀 없을 테다.  방통위의 비호 아닌 비호 아래 오히려 그들의 망동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안타까이 숨져간 이들을 지역 비하와 조롱 섞인 '홍어 택배'에 비유한 인간 이하의 짓을 서슴지 않고도 전혀 죄의식 없이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그들에게 만에 하나 법원의 무죄가 선고된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또 다른 지역감정 조장과 지역 비하로 꾸역꾸역 자신들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려 하는 일베의 속성상, 외려 미친개의 고삐를 완전히 놓아주는 것과 진배 없는 결과가 되고 말 테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이들의 분탕질에 의해 아픈 상처의 치유보다는 되레 더욱 분란에 빠질 개연성이 농후하고, 때문에 이를 막고 또 30년 이상을 억울하게 숨 죽이며 살아온 5.18 희생자 유족들과 피해자들의 아픈 상처를 보듬기 위해서라도 망동을 벌여온 그들에게 엄중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만 한다.

 

일베가 여전히 AI를 이용해 대한민국의 망국병인 지역 감정을 조장하고 전라도 비하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직 자신들의 철없는 행위에 대한 응분의 대가가 따르지 않았기 때문일 테다.  따라서 이들의 망동 행위를 제지하고 본보기로써 이후 비슷한 방종 욕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인간 이하의 5.18 희생자 조롱을 일삼아온 일베 회원에게 엄중한 법의 처벌이 내려져야 할 또 다른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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