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박근혜 아웃-박근혜 만세 극과극 뉴욕시위와 안철수 의원의 일갈

새 날 2013. 11. 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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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17일 원불교 서울회관에서 열린 '국민동행' 창립대회 축사를 통해서다.

 

기존 정당들은 당명과 색깔까지 바꾸며 변화를 약속했지만, 선거가 끝나고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정치는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치가 약속했던 변화는 어디로 갔는가.  지난 대선 때 새 정치가 새로운 화두였다. '안철수의 새 정치'는 기존 낡은 정치를 바꾸자는 국민 요구를 대변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 정치의 가장 나쁜 악습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국민 삶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다음 정권 탈취에만 관심을 두는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대선 이후 정치권은 부정선거 논란과 대통령의 불통 및 독선에 발목이 잡힌 채 안 의원이 지적한 대로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15일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극과극의 시위 현장이 우리의 현실을 잘 대변해 준다.  한쪽에서는 '민주주의 파괴주범 국정원을 해체하라! 박근혜 아웃!'을 외치고 다른 한쪽에선 '종북세력 물러가라 박근혜 만세!'를 외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사실 이런 모습, 주말이면 서울 시내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제 양 진영간의 극한 대결이 해외로까지 수출되어(?) 서로간 증오심만을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양 진영 사이에서 정치란 녀석은 이미 온데 간데 없이 완전히 자취를 감춰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정치 실종의 후폭풍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그의 발언, 상당히 시의적절하며 올곧다는 판단이 선다.  양 진영간의 밑도 끝도 없는 진흙탕 속 아귀다툼 속에서 그래도 균형을 조율할 만한 세력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는 점은 무척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안 의원의 양쪽 진영 어느쪽에도 매몰되지 않으려 하는 듯한 조심스런 행보 때문에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답답증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 만한 게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을 통한 부정선거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이에 대한 성토가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정작 안 의원은 뒷짐만 진 채 침묵을 지키다 뒷북처럼 가끔 툭툭 한 마디씩 던지는 방식으로 일관해 왔다.  때문에 지난 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특검 주장도 당시엔 "뜬금 없이 웬?"이란 표현이 봇물을 이루며 커다란 반향을 불러오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대선 이후 1년동안 정치권이 한 발짝도 못나갔다고 답답해하는 안 의원이지만, 반대로 안 의원의 지지자들은 그 역시 그동안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왔고 예의 그 뜨뜨미지근한 행보 때문에 조급증을 느껴야만 했다.  그를 기다리다 지쳐 포기한 지지자들도 부지기수다.

 

어찌 보면 지난 1년간 정치권의 실종된 정치 탓에 그 안에서 몸을 보신해 오기 쉽지 않았을 테고, 양 진영간의 사생결단식 다툼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의 크기가 더욱 작아보였던 측면도 있다.  다행히 11월 말께 창당을 공식 선언한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때문에 이번의 정치권 비판은 그에 앞서 사전에 밑밥을 뿌려 창당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보려는 속내로 읽힌다. 

 

사실 알게 모르게 그의 정치 세력화에 대한 물밑 작업은 착착 진행돼 왔다.  지난 12일엔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 야권이 구축한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수사 특별검사제 관철을 위한 단일대오에 안 의원이 함께했다.  범 야권이 연석회의 아래 하나로 뭉쳐 집권세력에게 특검 수용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함이다.  17일에는 범 야권 정치원로와 시민사회 인사 등이 참여한 범국민운동기구인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이 출범하였으며, 안 의원 역시 이 모임에 합류했다.  제법 보폭을 확대하는 낌새로 보아 안철수 세력의 창당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인 듯싶다.  정중동 속에서 그간 꾸준히 외연을 확장해 왔다는 의미이다.

 

이제 비로소 안철수 그가 말한 새정치의 모습이 세상에 선을 보이려 한다.  진영논리에 파묻혀 민생은 나몰라라 내팽개쳐진 작금의 정치권 틈바구니에서 비록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우리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멋진 정치 펼져주길 바란다.  아울러 안 의원 자신의 말마따나 현 집권세력과는 달리 국민들과의 약속을 금과옥조로 여길 것이며, 정쟁에 묻혀 당리댱략만 좇는 엣정치를 몰아내고 이 땅에 진정한 새정치의 바람을 불러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안철수 그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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