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수험생과 남성에게까지 불어닥친 성형수술 열풍

새 날 2013. 11. 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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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세계 몇 위란 타이틀을 좋아하는 우리네다.  이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찬탈한 이들이 대외 과시용 타이틀을 통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홀려 자신들의 집권을 정당화하고, 통치 수단으로서의 활용도를 높이려 했던 수많은 방법 중 하나였을 게다.  마치 3S정책과도 같은..  때문에 이러한 대외 과시용 타이틀 역시 개발독재가 낳은 폐해 중 하나였지 싶다.  그도 아니라면 경쟁을 워낙 즐기며 좋아라 하는 민족성 때문?

 

물론 이유와 그 배경이야 어떻든 명예로운 분야에서의 세계 1위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은 솔직히 기분을 달뜨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으며 좋은 일임엔 틀림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떨까?  인구 대비 성형수술 비율과 남성 화장품 매출 세계 1위라는 타이틀 따위 말이다.

 

 

경제력이 높아지고 국력이 신장되어 삶의 질이 향상되니 자연스레 외모 가꾸는 일에까지 신경쓰게 됐을 테고,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기사 하루 세끼 먹는 일이 지상과제였던 불과 수십년 전과 비교해 보면 일견 수긍가는 측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인 눈길만으로 바라볼 수는 없을 것 같다.  해당 타이틀은 우리 사회의 수많은 문제점과 모순들이 녹아 응축되어져 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우선 지나친 외모지상주의가 가져다 준 결과물이란 분석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원인은 그리 단순치 않다.  좁은 땅 덩어리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낳은 산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은 실력과 스펙을 뛰어넘어 어느새 외모에까지 이르렀다.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이 대거 성형외과로 몰리고 있단다.  성형외과병원들, 일년중 가장 큰 대목이 요맘때이며 특수를 맞이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소식도 들려온다.  이유는 단순하다.  당장 면접에서의 좋은 성적을 얻으려는 속내도 한 몫 하겠지만 시간이 허락될 때 외적인 조건 내지 스펙 하나라도 더 갖추기 위함일 게다.  주변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참여하니 본인 또한 빠질 수 없는 심리도 한 몫 거들었을 테다.



이를 부추기는 병원들의 상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병원들마다 면접용 성형이니 수험생 할인이란 달콤한 문구를 내걸고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심지어 친구들과 함께 오면 대폭 할인해 준다고까지 한단다.  그러나 이미 성장을 멈춘 성인들이야 그렇다손쳐도 골격이 여전히 성장중인 10대 학생들의 성형은 커다란 부작용이 우려되기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뿐 아니라 대학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 또한 성형은 이미 주요 옵션이 돼버린 상황이다.  더군다나 근래엔 남성들의 성형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실제로 한 설문에서 전체 대학생 27%, 남자 대학생의 24%가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단다.  취준생들의 성형은 대입 수험생들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단순한 외모 관리 차원을 넘어 험난한 취업 관문을 뚫기 위한 고육지책으로서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 사회에서의 성형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셈이다.

 

외모지상주의, 외적인 성과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풍조의 한 단면일 수도 있겠고, 과도한 경쟁사회가 빚은 괴물일 수도 있겠지만, 불안한 심리를 파고드는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 또한 한 몫 단단히 거들며 이들과 조화를 이뤄나가고 있다.  더불어 미디어 매체들을 통한 성형 열풍 확산은 앞서의 조화를 더욱 끈끈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세계 1위의 타이틀은 이렇게 탄생하게 된 셈이다.

 

뭐든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할 수 있다.  그동안 세계 몇 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외적인 성장과 과시욕에만 목말라하며 폭풍질주해왔던 우리, 이젠 내면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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