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이정희 대표의 '박근혜 씨' 발언논란, 과연 논란거리일까

새 날 2013. 11. 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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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의당, 안철수 의원과 시민단체 그리고 일부 종교계가 참여하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사건 대응 범야권 연석회의'가 11월 12일 출범한다.  18대 대선 부정선거 의혹 특검을 축으로 한 새로운 야권연대인 셈이다.

 

그런데 그동안 정치권 제3세력으로서의 견제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통합진보당, 이번 야권연대에서마저도 소외된 채 고군분투 사생결단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사상 유례 없는 정당 해산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은 야권으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 9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심판 국정원 해체 공안탄압 분쇄 5차 민주찾기 토요행진'에 참여한 이정희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씨'라 지칭한 사실을 놓고 여권이 부러 논란거리화라도 시키려는 듯한 속내를 내비치고 있는 양상이다.

 

과연 누가 민주주의자이고 누가 독재자냐.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니냐.

 

이와 같은 이정희 대표의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의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맹비난했다.   

 

공당의 대표는 그에 맞는 격이 필요한데, 스스로의 분노와 울분을 참지 못하겠다고 해서 국가지도자에게 막말을 뱉어내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도 갖출 줄 모르는 통진당의 현실이다. 국민께 사죄하고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라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이정희 대표의 발언 중 과연 어떤 부분이 예의를 벗어났으며 막말인지 묻고 싶다.  박 대통령에게 욕설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하하거나 깎아내린 발언도 아닌, '박근혜 씨'라는 존칭을 붙였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란 말인지 도무지 알 길 없다.  여권이 이토록 발끈할 만한 이유는 과연 무얼까?

 

혹시 '박근혜 대통령 각하' 내지 '박근혜 여왕님'이란 호칭이라도 듣고 싶었던 겐가?  하기사 박 대통령 취임 초기 자신의 호칭에 대해 일일이 언론사들에게 지침을 내렸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점입가경이란 말이 딱 맞는 상황이다.  현 집권세력은 민주공화국을 왕조국가로 되돌리고 싶기라도 한 모양이다.  호칭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집권한 지 불과 몇개월만에 권력의 단맛에 취해도 단단히 취한 게 틀림 없다.



굳이 격 운운하며 예의 갖출 것을 강권하는 집권세력의 웃지 못할 고압적인 태도는 별 볼일 없는 집안일수록 전통 따지고 격식 차려가며 가풍 이야기하는 것과 진배 없어 보인다.

 

여권이 이토록 이정희 대표의 발언 하나 하나까지도 꼬투리 잡아가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엔 무언가 필시 다른 이유가 숨어 있을 듯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매번 이렇듯 예민한 반응은 쉽지 않은 일일 테다.  아마도 지난해 12월 대선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그의 원류가 나오지 않을까?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었던 이정희 대표의 '다카키 마사오' 발언, 당시 박근혜 후보가 그 무엇보다 선친에 대한 공격은 참기 힘들어 했을 것이란 사실을 보지 않고서도 알 만하다.  이후로도 이정희 대표의 다카키 마사오 발언은 몇차례 더 시도된 바 있으며, 지난 7월 13일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다카키 마사오의 딸이라 호칭하여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다.

 

그동안의 감정이 응축된 채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듯한 느낌마저 든다.  혹여 개인 감정에서 비롯된 분노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쏟아붓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권력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자들마저 이들의 감정 싸움을 말리긴 커녕 곁에서 돋우고 있는 양상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자꾸 벌어지고 있는 건 아마도 이러한 연유일 테다. 

 

박 대통령께선 제발이지 가진 자의 여유로움과 관용을 갖췄으면 한다.  작은 일마저도 사사건건 발끈하다 보면 무리수가 생기는 법이다.  국가 지도자로서의 위용을 지키며 그에 상응한 대접을 받으려거든 먼저 그에 걸맞는 행동과 품위 그리고 관용의 미덕이 뒤따라야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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