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민주당, 그들이 미덥지 못한 또 다른 이유

새 날 2013. 7. 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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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가 지난 2일 만찬 회동을 갖고 꽤나 화기애애한 자리를 함께 했던 모양입니다.  이날은 6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이었는데, 그래서라기보단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자료 공개 요구안을 양당 공히 당론으로 정한 뒤 무난히 처리한 데 따른 승리의 도취감에서 비롯된 듯합니다.

 

새누리-민주, 만찬 회동

 

이번 만찬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대변인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 12명이 참석하였으며, 나중에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동참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만찬 분위기는 시종일관 매우 화기애애하여 폭탄주를 서로 주고 받는 등 화합 도모를 위해 의기투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여야가 화합을 다지는 행위, 무척 바람직한 일이며 환영할 만한 사안임엔 틀림없습니다.  늘상 서로 못잡아먹어 으르렁거리는 정쟁만 봐오던 차에 모처럼의 여야가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었다는 사실은 신선해 보이기도 하거니와 국민들이 갖고 있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악감정을 일정 부분 불식시키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퇴행하는 민주주의

 

그러나 모든 일은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입니다.  지금 민주당 앞에 놓여진 처지와 상황이 과연 새누리당과 희희덕거려가며 폭탄주 돌릴 만큼 평온한 국면일까요? 

 

현재 대한민국 앞에 놓여진 사회 현실은 무척이나 엄중합니다.  힘들게 쟁취하여 자리잡은 민주주의가 국정원의 국기 문란 행위와 여권의 정치 공작 행위에 의해 30년 전으로 퇴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계는 분명 2013년 7월을 가리키고 있건만, 우리의 민주주의 시계는 한참이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7,80년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거리에선 꺼져가는 민주주의의 불씨를 되살리자며 연일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수많은 학생, 시민 그리고 지식인들이 나서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는 시국선언 릴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앳된 고등학생들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2중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자료 공개는 무척이나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며, 높은 수준의 기록물을 갖춘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임에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애초 새누리당이 물타기를 위해 끄집어낸 전략이기도 한, 이에 대한 발언의 진위를 밝히는 논란에 민주당이 함께 동참했다는 사실은 결국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정쟁에 말려들었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미로 받아들여질 뿐입니다. 

 

 

어차피 원본이 공개된다고 해도 발언에 대한 해석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제각각 자의적으로 이뤄질 것이기에 부질없는 행위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 공개가 무사히 처리되었다는 승리의 도취감에 빠져 새누리당과 함께 희희낙락하는 제1야당인 민주당,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정쟁의 희생양을 자처하기라도 한 것일까요?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강제 당론으로 결정한 민주당, 정상회담 희의록 공개안이 통과되었다며 애초 정쟁의 빌미를 제공했던 새누리당과 겉으로는 전투력 충만한 듯 서로 으르렁거리다가도 우리가 서로 남이냐는 식으로 함께 폭탄주를 돌려가며 형님 아우 하고 있으니, 민주당을 새누리당 2중대라 비아냥거리는 상황이 결코 과장된 몸짓만은 아닌 듯합니다.

 

여야의 화합 모습, 분명 바람직한 상황임엔 틀림없지만 민주당의 줏대없는 행동에 왠지 씁쓸한 느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때문에 민주당 그들이 여전히 미더울 수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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