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퇴임 20일 앞둔 MB의 후안무치 발언

새 날 2013. 2. 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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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군 생활 시절이 생각났다. 제대 1주일 남은 말년 병장들에게 꼭 따라붙는 말 '굴러다니는 낙엽도 조심해라'였다. 제대를 코 앞에 둔 시점, 보통 들떠 있기도 하거니와 군기도 빠져 있을 때라 괜시리 헛짓거리라도 하는 날엔 어디든 다치기 쉬운 법이니, 주변에서 걱정해 주는 말이다. 한 마디로 몸조심하라는 뜻인 게다.

그런데 퇴임을 불과 20일 앞둔 MB를 보니 문득 그 말이 떠오르는 거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의 지난 5년간 행적과 최근의 잇단 행보 그리고 그의 후안무치스런 발언이 오버랩되었다. 최근 셀프사면으로 국민들에게 욕을 한 바가지 아니 셀 수 없을 만큼 얻어 드셨으니 근신하며 지내는 게 인지상정일 듯한데, 오늘 또 그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안타깝다.

오늘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에 대해 자신은 전혀 책임이 없노란 식으로 책임 회피 취지의 발언을 했단다.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대화록을 놓고선 국격 떨어지는 내용이라고까지 언급했단다. 굳이 이 시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그것도 서거 책임 회피성 발언하는 모습을 보니 그간 그를 보호해 왔던 대통령이란 이름의 옷 벗기가 두렵긴 한 모양인가 보다. 보통사람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자신이 괴롭히다 비극적으로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과 그 주변 분들이 이제사 가장 눈에 밟히기라도 하는 걸까?

 

하지만 이런 말이 있었던 듯하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그가 입을 열어 강하게 부정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강하게 받았다. 차라리 입을 열지 않음만 못한 행위를 그 스스로 행한 것이다. 그는 아직 대한민국의 현직 대통령이다. 게다가 국격 꽤나 좋아하는 분이시다. 그런데 그 좋아라 하는 국격 덜어뜨리지 않게 하려면 본인부터 입을 열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

국민들이 그토록 반대해 오던 4대강 사업을 강행,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파헤쳐 절단내었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 지휘로 비극적인 서거를 맞게 하였고, 비리를 저지른 측근과 친인척들을 최근 셀프사면시킨 그, 집권 5년동안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득을 취해 왔을지 사실 상상조차 어렵다. 그랬던 그가 불과 퇴임 20일을 앞둔 시점에서 입을 열어 발언한 내용이란 게 뜨악할 수준의 변명과 궤변들...

MB님이시여 퇴임하는 그날까지만이라도 제발 그 입 다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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