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5.18 정신 훼손, 그 불온한 저의는?

새 날 2013. 5. 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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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벌써 33번째에 해당하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전국적으로 추모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올해의 5.18 기념일은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 영 찜찜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정부 공식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 등 5.18 정신을 여전히 홀대하고 있는 정부, 역사왜곡에 본격 뛰어든 일부 종편 채널, "일베"회원들의 5.18 폄훼와 지역비하, 위키피디아 내 역사왜곡, 그리고 이들을 추종하며 여타 커뮤니티 등에 이들의 기록물을 열심히 퍼나르기 하거나 흉내내는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들까지, 최근 5.18 정신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려는 세력들이 전방위로 활동하며, 현대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토록 5.18 정신 훼손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얼까?  이에 대해 네 가지 정도로 압축해 보았다.

 

  5.18 폄훼의 노림수

 

첫째, 지역감정의 고착과 심화 전략이다.  그들의 전매특허인 지역 비하는, 영호남 두 지역간 감정의 골로부터 시작된 지역감정의 단순 구도를 호남 대 비호남의 구도로 확장시켜, 마치1980년 5월의 광주처럼, 이땅에서 호남이란 지역을 영원히 고립된 외딴섬으로 고착화하려는 전략이다.  호남은 민주당 등 야권 진영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 향후 야권 세력에 대한 궤멸까지 염두에 둔, 매우 세심하며 주도면밀한 움직임인 것이다.

 

둘째, 역사왜곡을 통해 그들의 과거를 정당화하거나 합리화하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는 5.16 군사 쿠데타를 통해 민주주의를 염원하던 국민들을 무참히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 인물이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여전히 선친의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한 평가를 미루어 오고 있다.  당장 4.19 혁명 기념일에도 얼굴을 비치지 않은 그녀다.  5.18 정신을 훼손함으로써 전두환 군사정권의 등장을 합리화시키고, 같은 맥락에서 5.16 군사쿠데타마저 정당화하여 역사적 재평가 효과를 노리려 한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세째, 영구집권의 획책이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정부 10년동안 과거 잘못된 역사의 과오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이들은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껴왔을 터, 자칫 잘못하다간 정권을 재탈환하는 일이 요원해질 것이라 직감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익혀 온 학습효과 덕분에 그들은 철저하게 준비해 올 수 있었고, 결국 이명박에 이은 박근혜정부로의 연속된 보수정권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들은 영구집권을 꿈꾼다.  5.18 정신을 훼손시킴으로써 민주주의를 뿌리째 부정하고, 5.16으로부터 시작된 과거 군사 쿠데타를 정당화하여 민주세력을 완전히 궤멸시키고 영원한 집권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네째, 투입 대비 산출효과가 크다.  즉 그들의 활동이 설사 거짓된 내용들이라 할 지라도 단순히 내뱉는 한 마디의 사회적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잘 알고서 행하는 지극히 계산된 행위이다.  설사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정 부분 사회적 관심을 끌고, 주위를 환기시켰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의 행위에 따른 목적 달성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단순히 툭 던진 한 마디지만, 사회에서는 "혹시...?"의 반응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노릴 수 있는 행동들이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 정신 지켜내야

 

5.18 정신 훼손은 박근혜정부가 맨 앞에서 진두지휘하고, 일부 종편 방송사와 보수언론들이 격려의 나팔을, 뒤에서는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와 누리꾼들이 집중 지원사격하며 뛰어든 형국이다.  때문에 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 어쩌면 당연한 수순밟기일 수도 있다.  보수정권의 색에 깔맞춤하고 나섰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 박근혜정부의 민주화 정신 폄훼 시도 움직임부터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들의 암묵적인 묵인 하에 "일베"나 종편 같은 치들마저 우리 사회에서 활개를 치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시키려는 세력들의 불온한 저의와 온당한 역사에 대한 왜곡 행위에 대해서는 이후의 반복되는 유사행위마저 단호하면서도 엄중한 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들의 행위를 그대로 방치했다간 그릇된 역사관과 인식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될 것이고, 특정 지역을 비하와 지역감정 조장으로 고립시키는, 몰상식이 판을 치는 흉측한 사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의 행동에 본격 제동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민주주의를 쟁취했던 일도 무척이나 지난했고, 힘든 싸움이었지만, 이를 유지하고 지켜내는 일 또한 어렵고 버거운 싸움이다.  이젠 모두가 소중한 민주주의 정신을 지켜내는 일에 함께 팔을 걷고 힘을 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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