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게 배웅 따윈 없어

얘들아 니들은 이래서 책을 읽어야 해

새 날 2012. 10. 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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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시월이야. 요즘의 하늘은 다른 때에 비해 정말로 한 뼘만큼은 높아졌고, 시월의 순우리말인 '하늘연달'만큼이나 색이 곱고 이쁘기도 하지, 고개를 바짝 들어 하늘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그의 색감과 깊이가 주는 느낌이 너무 푸르고 까마득하여, 마치 빠져드는 기분마저 들지 않던?

 

각설하고, 예로부터 왜 이런 좋은 계절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을까 곰곰히 생각해봐봐. 너희들은 사실 요즘 같은 날씨가 특별히 덥지도 춥지도 않기에 정말 뛰어놀기 좋다고 느끼고 있을 것 아냐. 뭐 사실 그리 틀린 말이 아니긴 해.

 

신체적으로 볼 때 고등학생만 되더라도 이미 두뇌의 성장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 물론 아직 성장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결국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의 훈련이 고등학교 이후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 거야. 아무래도 평소 글을 많이 읽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문제도 빨리 이해하게 되고, 답도 빨리 찾을 수 있게 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어?

 

그런데 주의할 게 있어.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게 아냐. 책에도 종류가 있는 거거든? 예로 만화책 같은 것은 두뇌 발달에 큰 도움이 되질 않아. 왜냐하면, 활자로 된 글을 읽다 보면 뇌가 그 내용의 형태와 모양을 상상하며 만들어내는 활동을 하게 되는데, 만화는 뇌가 상상할 수 있는 여력을 주지 않고 내용에 해당하는 모양이나 형태를 이미 작가의 그림에 의해 독자에게 주입시키고 있으니 뇌가 활동을 하려 하지 않겠지.

 

공부에도 내공이 필요하다는 건 다들 알고 있겠지? 그런데 내공이란 게 단시간내에 만들어지는 게 아닌 것도 이미 다들 알고 있을 테고.... 바로 책읽기 습관이 그런 내공 류에 포함되는 것이지. 밑바탕에 깔려 있는 책읽기 습관 없이 단순히 교과서만 달달 외운 사람과 평소 꾸준한 책읽기로 단련되어 있는 사람 사이에는, 처음 그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는 듯하다가도 결정적 순간엔 결국 이러한 내공의 차이로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허다한 거야.

 

그래도 책읽기는 죽었다 깨어나도 싫다고? 처음부터 딱딱하고 두꺼운 책을 읽을 순 없잖아. 일단 흥미가 느껴지고 재미있는 책부터 접근해 보는 거야. 부러 가까운 서점 같은 곳을 들러 슬쩍 이놈 저놈 뒤져보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분명 읽고 싶은 책이 생기겠지.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한 거니까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어느덧 제법 책을 고를 줄 아는 눈썰미도 생길 테고...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된다면, 기간을 정해 놓고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해져. 예로 일주일에 한 권, 뭐 이런 식의... 책읽기의 습관이 몸에 배고 어느덧 방학이 되어 한가해질 때면 본격적으로 장편 같이 두꺼운 책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되겠지.

 

말로는 뭘 못하겠냐고? 그야 물론 말로는 하룻밤만에 만리장성도 쌓을 수 있겠지. 그래 너 말 잘했다. 니 말마따나 역시 실천이 중요한 거야. 우린 이미 이론상으로는 뭐가 좋은 건지 다들 알고 있다고. 다만 언제나 그렇듯 실천이 문제인 게지. 자 욘석들아, 이 좋은 하늘연달에 본격 책읽기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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