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유리부스에 갇힌 '폴더블폰', 진짜 혁신은 따로 있다

새 날 2019. 2. 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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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개막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의 최대 관심은 단연 폴더블폰이었다. 세간의 관심은 일제히 새롭고 화려한 형태의 이 기기로 향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와 화웨이의 ‘메이트X’를 꼽을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폴더블폰이기는 하나 갤럭시 폴드에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 메이트X에는 아웃폴딩 방식이 채용되었다. 이로써 제품의 구조화된 형태를 의미하는 ‘폼 팩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언론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휴대성을 살리면서도 필요할 땐 태블릿처럼 넓은 화면으로 이용하게 해주는 폴더블폰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이라며, 사방에서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치켜 올리기 바쁘다. 그런데 해당 시제품을 시연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본 이들이라면 몇 가지 측면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지지 않을 수 없다.

유리부스에 갇힌 폴더블폰, 기술적 완성도 여전히 의심스러워

일단 화면이 접힌 상태에서 이를 펼칠 때 부드럽게 펼쳐지지 않고 다소 힘을 가해야만 어렵사리 펼쳐지는 장면을 엿볼 수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두 제품 공히 나타나는 이 현상은 갤럭시 폴드보다는 메이트X 쪽이 조금 더 심했던 것으로 읽힌다.


ⓒ폰아레나


이보다 더욱 결정적인 문제점은 바로 화면이 완전히 펼쳐졌을 때의 상태다. 접히는 부분(이음매)이 매끄럽지 못한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심지어 우글거리는 현상까지 엿보인다. 이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두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물론 이 역시 화웨이의 제품이 조금 더 심했다)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과연 이러한 치명적인 문제점들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모두 보완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제품의 완성도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직 미흡하다는 의구심은 행사장에 전시된 시제품을 아예 만져볼 수조차 없도록 유리 부스로 철저히 차단해놓았다는 대목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함께 시제품을 공개한 LG전자의 ‘V50 씽큐’의 경우는 그와 달랐다. 행사장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누구든 만져볼 수 있도록 자신 있게 개방해놓은 것이다. 폴더블폰을 동시에 전략 제품으로 내놓은 삼성이나 화웨이의 행보와 비교해보면 완전히 딴판이다.

이번에 공개된 LG전자 V50 씽큐의 경우 다른 경쟁사의 제품처럼 폴더블이 아닌 듀얼 스크린 형태로 출시될 전망이다. 듀얼 스크린은 기존 화면에 화면 하나를 덧붙여 쓸 수 있는 탈부착  형태를 말한다. 6.4인치의 기본 화면을 탑재한 V50 씽큐에 휴대전화 케이스 액세서리를 씌우면 기존 화면에 6.2인치 OLED 화면이 합쳐지게 된다.

실제로 시장에 출시될 폴더블폰이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줄지의 여부는 지금으로써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태블릿과 같은 넓은 화면을 사용하겠다고 한다면, 폴더블폰이 대중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고 시제품처럼 어정쩡한 형태가 될 바에야 차라리 폴더블로 가기 바로 전 단계인 LG전자의 더블 스크린 형태가 올바른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기본 휴대전화에 별도의 액세서리로 화면 한 개를 더 들고 다니다가 필요한 경우에만 화면을 이어 붙이되, 두 화면의 이음매를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기술력을 발휘, 잘 이어 붙여 실제로 한 개의 큰 화면을 활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게 더욱 유용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암호화폐 품은 ‘갤럭시S10’이 진짜 혁신

사실 폴더블폰이 확실하게 혁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태블릿처럼 활용 가능하게끔 전환해준다는 게 폴더블폰 제품의 기본 컨셉트인데, 그 하나만을 위해 대중들이 평소 일반 휴대전화의 두 배 가까운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지, 아울러 그만큼 비싼 가격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의 여부는 여전히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작금의 폴더블폰을 향해 진정한 혁신이라며 분위기를 띄워주는 행위는 지나치게 섣부를지도 모른다. 우리는 오히려 폴더블폰의 후광에 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폼 팩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외형상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을 오히려 진짜 혁신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이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이 자체 개발한 보안솔루션 '녹스(Knox)'를 기반으로 가장 안전하게 개인키를 관리할 수 있는 휴대전화라고 강조하고 있다. 갤럭시S10에 탑재된 '블록체인 키스토어'는 암호화폐 거래와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되는 개인키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기능으로써, 이 개인키로 사용자들은 암호화폐를 송금하거나 결제에 활용하고, 금융상품 가입과 대출서비스 등의 핀테크 서비스도 받게 된다.


ⓒ연합뉴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10이 출시 후 1년간 대략 4000만 대 이상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곧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4000만 대가 전 세계에 보급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래의 먹거리인 블록체인 서비스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블록체인 기술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대단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휴대전화 가운데 하나인 만큼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 곧 대중화에 들어설 것이며, 이를 기화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 생태계가 본격 조성될 것이라고 점쳐지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겉만 화려하고 아직 그 정체성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폴더블폰보다는, 비록 폼 팩터는 아니지만 암호화폐 기술이 탑재되어 정체성이 또렷한 갤럭시S10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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