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MS의 안드로메다 출시가 기대되는 이유

새 날 2018. 7. 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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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IDC가 지난해 5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윈도폰의 시장 점유율은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의 실제 판매량 자료도 엇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지난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OS별 사용자 판매량을 살펴보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86.1%, 애플의 iOS 점유율은 13.7%를 차지, 두 종류의 OS가 전체 시장의 99.8%에 달하고 있었다. 나머지 0.2%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10 모바일과 블랙베리, 타이젠 등이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때까지만 해도 나를 포함한 윈도폰 사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설마 모바일 시장을 완전히 버리겠느냐는 막연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사실상 윈도폰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 하나가 불거지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마저 자신이 개발한 윈도폰을 버리고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폰으로 바꿨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오호통재라..


ⓒ뉴시스


이는 다른 어떤 소식보다 윈도폰 사용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이번에는 조 벨피오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부사장이 결정타를 날렸다. "우리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버그 수정이나 보안 패치 등 윈도10 모바일 플랫폼 지원은 이어갈 계획이지만, 윈도10 모바일의 새로운 기능이나 하드웨어에는 더 이상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윈도폰의 공식 단종을 선언한 것이다. 



윈도폰 사용자들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 없는 직격탄이었다. 더 이상의 희망을 바라기 어려웠던 많은 윈도폰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등 전 세계 스마트폰의 99.8%를 차지하는 OS 기반의 폰으로 어쩔 수 없이 갈아타기 시작했다. 윈도폰 사용자들이 워낙 적어 외부에서 바라볼 땐 비록 얼마 안 되는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나 윈도폰 사용자 그룹 내부에서는 거의 엑소더스 수준에 가까웠다. 그나마 1%가량 유지되던 윈도폰의 시장 점유율이 0%대로 급전직하한 분기점이 바로 이 즈음이었으니 말이다.  


그나마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메다'라는 코드네임으로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하지만 안드로메다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기만하다. 모바일과 PC 등 디바이스의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형태의 기기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OS라는 루머가 존재하는 데다가 현재 새롭게 개발 중인 모바일 기기의 프로젝트명이라는 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는 게 현실이다. 


ⓒDavid Breyer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을 내놓으면서 비로소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에서 동일하게 사용 가능한 OS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볼 때 허튼 소리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X86 아키텍처 기반의 윈도10 OS가 탑재된 PC에서 작동하는 앱을 ARM 아키텍처 기반의 윈도10 모바일 OS가 탑재된 스마트폰에서는 작동시킬 수가 없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떻게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인지 여전히 의아할 뿐이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도 이에 대해 할 말은 있는가 보다. 그들에 따르면 내부적으로는 이미 원코어라 불리는 윈도10의 공통 코어를 구축해놓은 상태라고 한다. 다만 각기 다른 환경에서 이를 제대로 구현시키도록 프레임 역할을 해줄 만한 주체가 그동안 없었을 뿐, 현재 개발 중인 안드로메다가 앞으로 이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안드로메다의 등장이 그동안 PC, 모바일, IoT 등 각기 다른 영역과 환경에서 서로 호환되지 않던 치명적인 문제점을 해소해주는 기폭제가 되게 해줄 전망이다. 



PC에서 작업하던 것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와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한번 상상해보라. 생산성에서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PC와 모바일 환경 내 활용성에 있어 압도적으로 앞서는 스마트폰 사이의 높다란 장벽을 무너뜨리게 될 경우 우리의 작업 능률 즉, 생산성은 지금에 비해 월등히 높아져 또 하나의 혁신을 이룰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말이다.


ⓒDavid Breyer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코드네임 '안드로메다'에 언론의 관심이 일제히 쏠리고 있다. 연일 이와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디스플레이를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디자인이 채택된 새로운 하드웨어의 등장이라는 측면이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사안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메다 프로젝트로 추진해오던 접을 수 있는 태블릿을 올해 안에 출시하고 윈도10 모바일의 실패로 손을 떼다시피 했던 모바일시장으로 재진입할 전망이라고 한다. 사실은 이 대목이 가장 핵심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 제품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이며, 전자펜을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디스플레이를 접었을 때의 크기는 스마트폰과 엇비슷해 주머니에 쏙 들어갈 수 있으며, 셀룰러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언론들은 현재 이 제품에 대해 힌지가 달린 디스플레이를 접고 펼 수 있는 태블릿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단순히 태블릿이라기보다 펼쳤을 땐 태블릿, 접었을 땐 스마트폰, 그리고 생산성은 PC나 랩탑 수준인, 일종의 괴물 같은 기능의 모바일 기기라 표현하고 싶다. 



단순히 루머가 아닌 실제로 이 제품의 출시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윈도10은 물론이거니와 관련 앱을 모바일용으로 대거 업데이트하고 있다는 사실로 부터 기인한다. 그렇다면 윈도10 모바일 OS가 시장에서 씁쓸한 실패를 맛보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 역시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고 구축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따라서 안드로메다가 PC와 모바일 사이에서의 활용에 있어 불완전하게 하는 요소이자 높은 장벽을 비로소 거둬버린다 해도 여전히 취약한 모바일 생태계로 인해, 아울러 현재 99.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굳건한 양강 구도를 허물어뜨릴 만한 파괴력을 이 기기가 여전히 갖추었다고 볼 수 없는 까닭에 이번에도 또 다시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일 테다. 하지만 나는 안드로메다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같은 형태로 출시된다면 이번에야 말로 모바일 시장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장담한다. 


ⓒDavid Breyer


왜냐하면 전 세계 스마트폰의 99.8%를 장악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나 iOS가 탑재된 기기로부터는 더 이상의 혁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틀을 유지한 채 카메라 기능을 높이거나 색상 등을 추가하고, 생체인식기술 등 새로운 기능을 하나 둘 탑재하고 있는 게 현재 이들이 보여주는, 소위 말하는 혁신의 전부다. 때문에 제아무리 최신 제품을 선보인다 해도 이들로부터는 특별한 감흥을 느끼기가 아렵다. 한 마디로 재미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코드네임 안드로메다 기기가 실제로 출시된다면 폴더블한 하드웨어적인 측면은 차치하더라도 앞서도 언급했듯 생산성만큼은 여전히 PC 환경에 종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등과의 눈에 보이지 않는 높은 장벽을 허물어뜨리게 되는 셈이니 생산성을 한 차원 끌어 올릴 수 있는, 그야 말로 혁신적인 상황이 눈앞에서 펼쳐지게 될 공산이 커졌다. 지금보다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셈이다. 안드로메다의 출시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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