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불황의 그늘, 절규하는 노인들

새 날 2012. 10. 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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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인 건지 아님 끝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불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우리의 몸에서 느껴지는 체감 지수는 더욱 차갑고 낮아지기만 할 텐데요.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경제 면에 올라오는 기사들은 온통 암울한 현실과 분석,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전망들을 쏟아 내놓고 있습니다.

확산되는 ‘L자형 불황’ 공포…4분기는?
유럽·미국 수요 늘어…수출 회복 기대
얼어붙은 소비심리…내수 시장 힘겨워


물론 저도 일본식 장기 또는 L자형 불황, 두렵습니다. 제발 일본으로부터는 좋은 것만 받아들이고, 좋지 않은 것은 받아들이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사실 그 반대로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라 씁쓸하기만 합니다.

금융권 불황터널 진입하나...4대지주사 순익 6개월만에 반토막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은행을 비롯해 카드사, 보험 등 금융권 전 업종의 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4대 금융지주사들의 수익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점차 불황의 여파가 지표로 현실화되어 가고 있군요. 일단 금융권부터 민감하게 와 닿는 게 수순이겠지요. 하지만 우리에겐 이런 것들보다 더 가슴 아프게 와 닿는 게 있어요.

불황의 늪 '개인 파산' 급증…기업도 초비상
모자라는 생활비 대기 위해 보험을 깨는 사람들, 그마저 견디지 못해 파산 신청하는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위기로 몰리기는 기업들이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개인들의 파산도 가슴 아프며 무섭구요. 기업들도 잔뜩 움츠릴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각 기업에 몸 담고 있는 개인들을 옥죄게 하는 것이니 절대 남 얘기가 아니지요.

이사 줄고, 이혼 늘고…불황의 씁쓸한 단면
불황의 여파는 결혼과 이혼 건수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결혼은 2만 4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나 감소했습니다.
반면에 이혼은 1만 건으로 3.1% 늘었습니다.

불황의 여파로 결혼 건수는 줄고, 반대로 이혼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 합니다. 가정의 해체는 우리 사회를 지탱할 근간인 뿌리들을 하나 둘 파헤치는 것과 매 한 가지라 결국 우리 사회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는 꼴이지요.

깊어지는 불황… 패션·생활용품엔 지갑 닫고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입고 꾸미는 데 소비를 급격히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놈의 불황은 기본적인 욕구 해결 외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여유마저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기업들 '불황형 구조조정' 본격화
3분기 M&A공시만 27건 '팔고 합치고 줄이고'… 감원도 불가피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ㅠㅠ..

“주식거래 재앙 현실로”, 증권사 구조조정 불가피
코스피 6월 일평균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 0.38%, 2000년 이후 최저
거래대금 규모도 금융위기 이전으로 급감
거래량도 2011년 11월 이후 최저치


경기 상황의 바로미터, 주식시장이 죽쑤고 있는데 증권사라고 별 수 있겠나요.

힘들어서 술한잔씩 더 했나…불황에 알코올株만 급등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표 주류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불황이라도 주류 소비는 크게 감소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황의 씁쓸한 단면이군요. 되는 일이 없으니 알콜 소비만 늘어가고, 이는 주류 제조사의 주가에 반영되고 있으니...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이야 웃을 수 있겠지만, 우리 같은 이들은 그저 쓴 헛웃음만...

'독한' 위스키, 경기불황 직격탄
경기 불황의 여파로 '독한' 위스키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술이 많이 팔린다지만, 불경기에 지갑이 얇아지니 비싼 술은 먹지 못하고 그저 저가의 독한 술들만 찾겠지요. 덕분에 위스키 경기에까지 직격탄이 되었군요.

불황의 그늘…한탕 노리는 사람들
카지노·경륜등 사행산업 매출 40% 급증
경마장 1140만명`북적`…대부분 서민층
영등포 경마객장 한곳만 작년 매출 5천억

불황이 깊어갈수록 자포자기 심정 때문에 한탕에 의존하는 이들이 늘어날밖에요.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불황과 관련된 수많은 기사들 중 저를 가장 안타깝게 하는 기사 하나가 있었으니....

‘불황의 그늘’… 내몰리는 폐지 수거 노인들 “종일 주워도 점심 한끼 못먹어” 절규
경기 불황의 여파가 폐지 수집 노인들의 생계마저 위협하고 있다.
최근 골판지 회사들이 일제히 폐지 매입 단가를 내리면서 노인들은 하루 종일 폐지를 모아도 4000원을 벌지 못하는 형편이다.
여기에 실직한 40·50대까지 폐지 수집에 가세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

폐지 줍는 노인들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동네를 돌아다녀 보면, 갈수록 폐지 줍는 분들이 늘어나는 추세더군요. 자원재생 또는 재활용 업체(일명 고물상)들도 주택가를 비집고 하나 둘 증가하고 있구요. 이 기사를 보며 단순히 폐지의 단가에 대한 문제 제기 보단 왜 노인들이 폐지를 줍기 위해 길바닥에 내던져질 수밖에 없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았어요. 게다가 갈수록 폐지 줍는 분들은 늘어나고 있고,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으니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지요.

흔히들 쉽게 얘기합니다. 선진국의 가늠자는 바로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의 여부라고...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흘러간다면, 나중에 우리도 나이 들어 폐지 줍지 말라는 법이 꼭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젊은이들 대다수는 자신만은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겠지만, 지금의 폐지 줍는 노인들도 과거엔 대부분 우리와 같은 건강한 젊은이였을 것이란 얘깁니다.

이번 18대 대통령 후보로 나선 분들께선 모두들 한 목소리로 복지를 말씀하십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큰 물줄기를 제대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듯 우리 이웃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부터 도외시하지 말고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었음 하는 바램입니다.

끝으로 곧 닥쳐올 추위 - 글쎄요.. 올 겨울은 특히나 더 춥다더군요 - 는 불황의 여파를 온 몸에 짊어지고 사는 우리 이웃의 어려운 분들껜 더더욱 힘들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들이 길을 막거나 여러분들의 통행을 다소 불편하게 하더라도, 신경질 부리거나 뭐라 하지 마시고 그저 따뜻한 시선으로나마 쳐다봐 주셨음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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