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게 배웅 따윈 없어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해양 오염

새 날 2013. 1.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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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부터 엄습해 온 강추위로 인해 우리들 몸과 마음은 여전히 꽁꽁 얼어 붙어있는 상태이다.  다행스러운 건, 요 며칠 간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그나마 숨통이 트인 느낌이라는 점 정도?  자연은 이렇듯 매몰차게 몰아치는 듯해 보이다가다도 우리에게 잠깐동안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물론 그도 그저 잠깐이다.  내일 모레면 다시 한파가 들이닥친단다.  때문에 지금의 분위기를 마냥 만끽하며 여유를 부릴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가뜩이나 팍팍해져 가는 서민들의 삶에 새해 벽두부터 이를 가중시킬 답답한 소식이 들려 온다.  올해부터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식의 변경으로 인해 각 지자체와 민간 쓰레기 처리 업체의 갈등이 첨예화되어 자칫 음식물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곳곳엔 수거해 가지 않은 음식물쓰레기들이 지천으로 널린 모양이다.  국가별 다자간 조약인 런던협약에서 결정된 사안이라, 이런 혼란이 진작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온적 태도를 보여 온 환경부와 각 지자체 탓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놀라운 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21세기를 사는 현재에도 음식물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들이 여전히 해양에 투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볼 때 음식물쓰레기의 경우 대부분 가공 공장을 거쳐 가축 사료나 퇴비 등으로 재활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진작부터 각종 폐기물들을 바다에 버려왔다.  80년대에만 하더라도 뉴욕시 한 곳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의 양이 엠파이어스테이츠 빌딩 높이에 해당될 정도였다 하니 미국 전역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의 양이 어느 정도일지는 짐작조차도 쉽지 않을 듯하다. 

이렇듯 너도 나도 폐기물들을 바다에 버려 온 선진국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막기 위해 런던협약이란 국제조약을 만든다.  런던협약(London Dumping Convention, LDC)은 1975년 효력이 발효된, 폐기물 등의 투기를 방지하는 해양오염 방지조약이다.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가입국의 지위를 획득하였으며, 이 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음식물쓰레기 폐수(음폐수)의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되게 된 것이다.

많은 다른 국제협의체나 조약들처럼 선진국 자신들은 이제껏 각종 폐기물들을 바다에 무한 투기해 와 놓고 문제가 되는 듯하니 뒤늦게 다른 저개발 국가의 투기마저 막는, 힘 있는 녀석이 실컷 실속 차리고 힘 없는 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모양새인 셈이라 왠지 괘씸한 생각마저 든다.  물론 폐기물의 해양 투기로 인한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 부분은 공감한다.  하지만 뒷맛이 씁쓸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연안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특히 1993년 동해에 설정한 '폐기물 해양투기 구역' 내의 바닷물은 최하등급에도 못미칠 만큼 수질이 나쁜 상태로 나타났으며, 심지어 공업용수로의 활용조차 어려울 정도로 오염 상태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당장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중단한다 해도 자연적으로 복원되려면 최소 10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해양전문가들의 암울한 전망도 있다.  이에 정부는 해양 투기의 양을 해마다 줄여 나가고 있는 중이며, 올해부터는 런던협약에 의해 음식물쓰레기의 해양 투기가 전면 중단되게 된 것이다.  2014년도부터는 산업 폐수 등의 육상 폐기물 투기 또한 전면 중단된다.

현재의 음식물쓰레기 대란 조짐은 음식물쓰레기의 처리 방식이 해양 배출에서 육상 처리로 전면 바뀌게 됨에 따라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 부분에 대해 민간 관리 업체와 지자체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이다.  진작 해결했어야 할 사안을 일이 닥치고 나서야 허둥대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 때문에 애꿎은 서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대란의 현실화를 바라지 않는다.

아울러 자연도 우리에게 잠시 잠깐의 여유를 주듯 우리 인간도 자연에게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주어야 할 듯하다.  특히나 각종 폐기물로 더럽혀진 우리의 청정해역이 이를 통해 빠른 시간 내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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