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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항쟁을 통해 쟁취해낸 대통령 직선제, 많은 학생과 시민들의 목숨 건 사투 끝에 얻어낸 성과였지만, 정작 그해 12월에 치뤄진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가 당선되면서 도로 민자당(지금의 새누리당)이란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는 민주 세력의 양축이었던 김영삼과 김대중씨의 개인적 욕심에서 비롯된 단일화 실패가 가장 큰 패착이었습니다.

 

당시 직접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며, 이 두 사람의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던 분이 계십니다. 바로 민중 후보 백기완 선생입니다. 선거 운동 비용 마련을 위해 그가 직접 펴낸 책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 무려 25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서재에 꽂혀 먼지만 쌓여가던 이 책이 불현듯 떠오르게 된 이유가 무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린 책 제목에서 언급된 '그들'이 누구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소 자극적인 책의 제목과는 달리 정작 내용엔, 백기완 선생께서 평소 생각해 오시던 폭넓은 역사관, 민족관, 그리고 민중적 쟁점들이 수필 형태로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어제(19일)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었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어제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을 보며, 이 책의 제목이 떠오른 듯합니다. 안 원장의 등장은 우리 국민들의 정치 의식이 상당 수준 높아졌다는 방증입니다. 이는 안 원장의 개인적 권력 욕심에서 비롯된 출마가 아니라, 국민들의 사회 정치적 변화 열망이 응축되어 시대적 상황에 걸맞는 인물을 자연스레 찾아내게 된 거고, 또한 국민들의 부름을 받아 그 자리에 서게 된 결과라 생각되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안 원장의 등장은 우리 국민들 정치 의식의 상향 조정을 뜻함이라 봐야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야권의 두 후보가 모두 권력이나 자리에 대한 개인적 욕심,사심 없이 국민들의 부름에 의해 그 자리에 서게 된 것이기에, 각자의 행보를 통해 세몰이를 거치고, 판을 더욱 크게 키워가며 결국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 역사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두 분의 인격적인 면모나 살아오신 행적을 보더라도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기실 분들이 아님을 우린 알 수 있습니다.

 

혹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예를 들어가며, 아까운 사람 또 잃기 싫으니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았음 하는 바램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만큼 두 분은 저희에게 과분할 만큼 훌륭하신 분들이라 또 잃게 될까 하는 노파심에서 나온 우려의 목소리로 보여집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희생은 정말 안타깝고 분통 터지는 일이었습니다만, 반대로 뼈를 깎는 고통을 통해 얻어진 값진 학습효과로 각인된 측면도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딛고 분명 더욱 강해지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1987년으로부터 25년이 지난 세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출간된 책의 제목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아직 유효한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정치사회적 구조에 변화를 꾀할 여력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끝으로 두 분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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