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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주택밀집지역이라 조용하고 조그마해.  행정기관이라고 해봐야 주민센터 하나 정도 있을까? 아무튼 인구 2만도 채 안 되는 자그마한 동네에 웬 단체나 조직이 그리도 많은 건지...

 

얼추 읊어보면, 새마을연합회,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자율방법협회, 통장친목회, 의용소방대, 새마을부녀회, 방위협의회, 생활체육회(이건 종목별로 나뉘어있어서 10개도 넘어).....

 

대충 생각나는 조직만 이 정도야.  그런데 웃긴 건 저런 단체에 소속된 회원들은 대부분 여러 조직에 문어발식 적을 두고 있어서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는 사실이지.  조그만 동네에 회장 직함이 뭐가 그리도 많은지 서로 만나기만 하면 '회장님 회장님'.... 내가 봐도 좀 그래~ 낯 간지러워지는 느낌이랄까...

 

저런 조직들도 나름 기득권이랍시고 서로 헐뜯고 자신들만 챙기는 꼴은 여느 정치조직과 다를 바 없어 보이더라.  전 국가적으로 민주화가 진척된 듯해보이지만 실상 저런 생태계 밑단에 위치해 있는 조직이나 단체들은 아직 요원한 듯해. 자신들과는 직접적인 관계도 없으면서 지역 감정 조장하여 편 가르고, 아주 작은 이익이라도 발생할라치면 내 것만 우선 챙기는....

 

그런데 이런 단체나 조직들이 전국에 그물처럼 촘촘히 얽혀있을 것 아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들이 특정 색깔을 지향한다면? 왠지 무섭지 않아?  실제로 과거 정치 암흑기엔 이들이 그런 용도로 활용되기도 했었을테고 말야.  지금도 이들 조직을 통해 해당 지역의 여론 주도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돼.  물론 과거처럼 대놓고 할 순 없겠고, 보다 교묘한 방법이 이용되겠지.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정확히 3년 되는 날이야.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이전에도 그랬지만 행정부 수반이 되신 후에도 늘 혼자셨지.  당신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행정부 수반의 자리에 오름과 동시에 당신께 지워진 운명인 건지도 몰라.

 

동네 구석구석까지, 그물처럼 수구세력들로 빼곡하게 얽혀있는 구조적 지형에서 최고 권력이라 일컫는 대통령이 되었다 한들, 또 대통령을 그만두고 떠난들, 그에게는 죽음 외엔 대안이 없었을 것 같애. 대통령 재임 시 그에게 퍼부어지던 엄청난 조롱과 비아냥 그리고 욕설, 퇴임 후 당한 온갖 수모, 이윽고 죽음........ 그래, 이 모든 것들은 운명인거야.

 

그는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게 아니라 결국 아주 거대한, 철옹성 같기만한 수구세력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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