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의 전설

雪國의 향연, 자 이제 썰매를 달아줄까?

새 날 2016. 2. 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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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지요. 그것도 함박눈이... 어제 오후에 잠깐 내린 눈으로 인해 온 천지는 설국으로 변해 버렸고, 기온은 급강하.. 우리에겐 여간 불편한 상황이 아닌 게지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우리집에 서식하고 있는 한 녀석만은 니들이야 불편하든 말든 저 혼자 아주 신이 났습니다.

 

눈이 내리면 개들이 유독 좋아해 펄쩍펄쩍 뛰어다닌다고들 하는데, 이 녀석은 더욱 유별나더군요. 이와 관련한 속설은 많습니다. 개가 색맹이라 흥분해서 그렇다거나 혹은 얇은 발바닥에 찬 눈이 닿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따위가 들려오곤 합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규명된 건 아니고 대부분 카더라 수준의 것들이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녀석에겐 눈이... 포근하게 느껴지는가 봐요. 그 차가운 눈밭에서 부러 뒹굴거리는 걸 보니..

 

 

한참을 뛰어다니다가 턱하고 자리를 잡습니다요..

 

 

자신의 원산지인 알래스카는 평생 구경도 못시켜 주었지만(혹시 꿈에선 보았을랑가요?), 본능적으로 비슷한 환경을 늘 갈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눈이 제법 쌓이니 완전히 자기 세상인 거예요. 



 

저의 서식지 아침 기온이 영하 6도... 비록 절기상 입춘이 지났다지만, 칼바람이 얼굴을 사정 없이 할퀴고 지날 만큼 차가운 기운은 여전한데... 혹시 녀석이 춥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몸을 꼭 안아 보았어요. 춥다면 분명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을 테지요... 하지만,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전혀 그런 기색은 없답니다. 기우였어요. 그래 역시 털 값을 톡톡히 하는군... 너에겐 겨울이 제격이야...

 

 

새하얗게 눈이 소복이 쌓인 정원에 첫 발자욱을 남긴 녀석도 바로 미르 욘석이었고, 지금처럼 온통 들쑤셔 놓은 녀석도 역시나 미르 욘석이랍니다.

 

 

차가운 눈밭에 누워 천연덕스럽게 눈을 먹고 있는 녀석을 보니, 털모자까지 갖추고 완전무장한 제 모습이 왠지 머쓱해지는 느낌이네요. 자, 이제 녀석에게 필요한 건 썰매?  눈썰매를 달아주고 함께 광활한 눈밭을 달려주면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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