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죽음에 대한 단상

새 날 2012. 3. 16. 11:00
반응형

오늘은 사촌형수님의 발인날이다.
지금 이 시각쯤이면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어 있을 듯....

외국에 나가 살며, 남편 내조하고 자식들 키우느라 정작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은 미처 챙기지 못했었는가 보다. 몸에 이상신호가 감지되었을 땐 이미 간암3기.... 뒤늦은 귀국길이었다.

이후로 대략 4년간 암세포와 사투를 벌이며 힘겹게 이어온 삶의 끈을 엇그제 놓아 버린 것이다. 문병 가서 직접 뵈었을 때도, 상태에 대한 얘기들을 간접적으로 들었을 때도, 4년동안의 투병생활은 정말이지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던 듯하다.

어렸을 땐 난 죽지 않을 줄 알았다. 죽는다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아주 운이 없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차츰 성장하며 죽음이란 것이 삶의 한 형태라는 것도 알게 되고, 나이가 더 들어가니 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고통스럽거나 비참한 죽음으로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다. 물론 이는 모든 이들의 바램이겠지만...

그래서 운동도 꾸준히 하며, 체력도 단련하고 나름 건강유지를 위해 애 쓰는 편이다. 현재의 삶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곧 드리워질 죽음을 아름답고 품위있게 맞이하기 위해....

누군가 그랬다. '삶과 죽음,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라고... 그렇다. 죽음도 우리네 삶의 한 형태이고, 그러기에 아름답게 죽을 준비가 나름 필요해 보인다.

'죽음', 이는 모든 이들이 꺼려하는, 어둡고 칙칙하며 음습한, 좋지 않은 느낌의 단어이다. 하지만 이를 밝고 화사한 곳으로 과감하게 드러내 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에서 태어났으니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이기에...

끝으로 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신 우리 형수님의 명복을 빈다. 언젠가 나 또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면, 생전 곱디 고왔던 우리 형수님을 다시 뵈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