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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 톰 크루즈의 매력, 그 이상의 영화

새 날 2015. 8. 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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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톰 크루즈, 활주로를 달리며 막 이륙 중인 수송기에 뛰어오르던 그의 날렵한 몸동작은 이 영화가 벌써 다섯번째 시리즈에 이르는 데다 그가 이미 50줄에 접어들어 액션 장르를 소화하기엔 무리일 것이란 대중들의 선입견을 한꺼번에 날리기에 충분하다.  이윽고 흘러나오는 OST 'Take A Look Around'는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으면서도 혹시 그 정체성마저 잊어버렸을지 모를 이들에게 이 영화가 바로 '미션 임파서블'임을 재차 각인시키게 한다.

 

에단 헌트(톰 크루즈)를 비롯 브랜트(제레미 레너), 벤지(사이먼 페그), 루터(빙 라메즈) 등은 누구보다 탁월한 능력을 지닌 특급 특수요원들인 데다 그동안 불가능한 미션을 주로 수행해 오던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조직 소속이었으나 미국 정부는 이들이 혼란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어느날 헤체를 결정한다.  헌트는 국가적 연대나 행동 규범 따위를 갖추지 않은 채 강력한 위용을 자랑하는 국제 테러 조직 '신디케이트'의 정체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와해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찰나다. 


그러던 어느날 신디케이트에 납치를 당하는 최악의 불운에 맞닥뜨리게 된 헌트, 조직 해체로 본의 아니게 팀원들 모두는 여기저기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으며, 정체불명의 국제 테러조직단체 ‘신디케이트’는 점차 이들의 목줄마저 죄어오는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히 신디케이트 조직에 납치됐던 헌트는 목숨을 잃을 뻔한 절체절명의 순간, 해당 조직원 일사(레베카 퍼거슨)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헌트는 동료 벤지를 호출하여 함께 미션을 수행하고, CIA 국장의 직접 지시를 따르게 된 브랜트 역시 이러한 자신의 곤란한 처지를 극복하고 루터와 함께 헌트에게로 향하는데...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나이로 치자면 이미 54세에 이른 톰 크루즈의 액션에 대한 염려는 단언컨대 기우다.  잘 다듬어진 데다 군살조차 없는 몸매와 오똑한 콧날 등 여전히 매력적인 얼굴선만으로도 그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그런데 날아가는 비행기에 맨몸으로 매달리는 장면이나 26만 리터의 강한 물살 속 수조에서의 액션신 그리고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전개되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정도의 숨 막히는 오토바이 추격 액션 등의 웬만한 장면을 그가 직접 소화했다고 하니, 그의 매력은 비단 잘 빠진 외모뿐만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에겐 여전히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영화적 에너지가 차고도 넘쳤다.  참고로 굉음을 내며 마구 질주하는 바람에 무언가 대단해 보이던 영화 속 오토바이들은 모두 배기량 999cc, 직렬 4기통 엔진에 최고출력 193마력을 뽐내는 BMW S 1000 RR 시리즈라고 한다.  수퍼 스포츠 머신이라나 뭐라나.

 

 

이번 시리즈를 통해 톰 크루즈, 그가 지닌 매력을 유감 없이 발산했다면, 그의 일등공신은 엄연히 따로 있다.  다름아닌 신디케이트 소속의 특수요원이자 헌트를 향해 묘한 연정을 품어 오던 일사 배역의 레베카 퍼거슨이다.  그녀의 자태는 흡사 고전 영화 속 여 주인공처럼 단아하며 고혹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는 데다, 톰크루즈에 버금갈 정도의 폭발적인 액션신은 그와 닿을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연정과 함께 톰 크루즈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결정적인 장치가 되게 한다.  어쩌면 레베카 퍼거슨과 톰 쿠르즈,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낸 매력의 조합이야 말로 이번 영화의 백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영화 속 두 사람에겐 각각 소속된 조직의 뛰어난 특수요원이라는 사실 외에 또 다른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미국 정부를 위해 불가능한 미션까지 수행해 가며 몸 바쳐 일해 왔건만, 하루아침에 정부로부터 버림 받은 채 쫓기는 신세가 돼버린 헌트나, 마찬가지로 영국 정보기관 요원이었던 일사 역시 끝까지 조직에 이용만 당한 채 돌아갈 곳조차 없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 점은 흡사 닮은 꼴이다.  더 나아가 국가정보기관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이용, 국제테러조직을 남몰래 운용해 오며 세계 곳곳에서 테러 행위를 자행하고 궁극적으로 전 세계를 장악하려는 조직적 음모를 우린 악이라 칭한다면, 이들과 대척점에 위치해 있는 선한 존재가 다름아닌 헌트와 일사다.  이조차도 서로를 빼닮았다. 

 

이 영화가 톰 크루즈의 매력이나 레베카 퍼거슨의 고혹스러움보다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 건 바로 이러한 연유 탓이다.  물론 하늘 땅 그리고 수중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 하나하나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 일색이다.  흡사 예술이라 칭해도 될 만큼 정교한 데다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아울러 스토리 또한 그동안의 시리즈에 누가 되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며 손색이 없다.  그렇지만 비단 이러한 군살 없이 깔끔한 영화적 요소들 때문만이 아니라, 두 사람의 불을 뿜는 묘한 매력만큼이나 따뜻하면서도 선한 이미지가 온통 악한 무리들 속에서 군계일학처럼 빛을 발하고 있기에 내겐 더욱 흥미로웠다.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 이미지 출처 :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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