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다음 편이 더욱 기대되는 영화

새 날 2015. 2. 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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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어쩌면 너무 뻔하거나 식상하게 다가오는 스파이 액션 장르에 속하는 탓에 조건반사처럼 낯익은 패턴을 떠올리기가 싶다.  보지 않고서도 '흐름은 대충 이럴 거야' 라는 예측 가능한 전개와 결말 따위들 말이다.  물론 큰 틀에서 보자면 악의 무리를 소탕해 나간다는 권선징악적 줄거리는 비슷한 장르의 영화에서 익히 봐왔던 예의 그 패턴과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단언컨대 '킹스맨'은 무언가 결이 다른, 결코 뻔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를 뽐내는 작품이다.  꽤나 흥미로웠던 이유이다. 

 

 

에그시(태런 애거튼)의 아버지는 '킹스맨'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스파이 요원이었으나 에거시가 어릴적 해리 하트(콜린 퍼스)를 구하던 도중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에그시는 어느새 청년으로 성장하였고, 때마침 킹스맨 요원 중 한 명이 작전을 벌이다 현장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여 신입 요원 한 명을 충원하게 되는데, 해리 하트는 그의 목숨을 구해 준 은인의 아들 에그시를 점찍고 험난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킹스맨 신입 요원 선발 과정에 그를 참여시킨다.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선발 과정은 그야말로 혹독함의 연속이다.  우여곡절 끝에 킹스맨 요원에 합류하게 된 에그시는 천재 미치광이 발렌타인(사무엘 잭슨)이 전 세계를 위협에 빠뜨리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곧장 해당 작전에 투입된다.  발렌타인의 지구 장악 음모는 전 세계에 공짜로 뿌려진 유심칩 하나로 착착 진행돼가던 찰나인데...  

 

예리한 칼날이 달린 의족을 신은 채 거리를 활보하며 때로는 이를 살상무기로 활용해 온 발렌타인의 오른팔 악당녀 하나를 제외하곤 굉장한 신무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여 엄청난 액션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아울러 딱히 반전이라고 할 만한 요소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왜 신선하게 다가오는 걸까?  

 

 

진지하지 않아야 될 듯한 상황에선 오히려 진지하거나 또 그 반대의 상황에서조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천연덕스레 극을 전개시켜 나가는 감독의 표현력엔 한 마디로 거침이 없다.  때로는 코믹스럽거나 쿨한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에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위트와 무한 상상력이 스크린을 한 가득 메운다.  이 영화만의 독특한 색깔은 바로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발현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매력 만점이다.  특히 멋진 수트를 쫙 빼입은 채 펼치는 콜린 퍼스의 노련하거나 쿨한 액션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경이다.  사무엘 잭슨의 똘끼 넘치는 천재 악당 연기는 나이를 잊은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제대로 몰입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은 꽤나 잔인해야 할 장면들에서조차 피 한 방울 없이 묘사되거나 다소 황당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표현된 연출력, 아울러 가벼운 듯 진지한 듯 특징 모호한 전체적인 극의 흐름이 거꾸로 이 영화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린 게 아닐까 싶다.  차기작에선 또 어떠한 기발함으로 다가오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다.

 

 

감독  매튜 본

 

* 이미지 출처 : 다음(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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