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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4

소중한 것일수록 대체로 짧다

한글이라는 글자는 보면 볼수록 참 매력덩어리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이 세상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단음절 어휘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은 무언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는 평소 눈여겨 보지 않는 이상 눈치 채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물, 불, 흙과 같이 지구 행성을 이루는 근본 물질부터 시작하여 해, 달, 별, 풀, 숲, 뫼, 꽃, 땅 등 자연을 이루는 수많은 것들 역시 단음절의 어휘다. 사람은 '밥'을 먹고, '땀'을 흘리면서 '일'을 통해 '돈'을 벌어 '삶'을 영위한다. 이때에도 물론 작은 따옴표로 묶인 단음절의 어휘들이 열일을 마다 않는다. 내 '몸'은 '뼈'의 토대 위에 '살'이 붙은 형태이며, 살아 있는 한 그 안에는 항상 따뜻한 '피'가 흐르기 마련이고, '넋'..

그냥 저냥 2018.10.08

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낸 또 다른 주인공, 한글 (feat. 태극문양)

평창 동계 올림픽이 17일 간의 열전을 끝으로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은 개회 이전부터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과연 온전히 치러질까 하는 우려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이 오름과 동시에 그러한 우려는 눈 녹듯이 깨끗이 사라졌다. 비단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이번 대회를 향한 긍정적인 평가가 아니더라도, 앞서의 우려와 걱정을 말끔히 불식시키고도 남을 만큼 여러모로 성공을 거둔 대회임이 분명하다. 외신들 역시 호평 일색이다. 대회를 무리 없이 매끈하게 운영한 건 물론이고,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낸 데다가 올림픽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을 성사시켰으며, 덕분에 올림픽 정신과 이념이 제대로 발현된, 진정한 평화의 제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기 때문일 테다. 아울러 유독 특정 종목으로의 편..

그냥 저냥 2018.02.27

우리말 순화가 절실한 또 다른 이유

사실 난 일반인들 - 당연히 한글과 관련한 직업에 몸담고 있는 분들은 제외다 - 에 비해 적어도 개미눈곱 만큼은 한글에 더 관심을 가졌으리라 자부한다. 물론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나 역시 어쩔 도리는 없다. 다만, 어릴적 당시 입고 다니던 티셔츠나 웃옷 등에 한글은 없고 온통 영어로만 휘갈겨놓은 꼴이 나름 못마땅했었는가 보다. 한글로 예쁘게 디자인된 옷을 직접 만들어 이를 보급시키겠노란 당찬 포부를 꿈꿨던 적이 있으니 말이다. 물론 결국 꿈은 못 이뤘지만 지금 돌이켜 봐도 참 기특했던 것 같다. 한글에 대해선 많은 전문가들이 예찬해오고 있다. 난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여 글쓰기를 단 한 차례라도 배운 적조차 없는 전형적인 비전문가이기에 구조적이거나 문법적, 아울러 문학적인 측면에..

생각의 편린들 2014.10.12

대학들의 국문학과 홀대 움직임, 우려스럽다

학문과 진리 탐구의 전당, 대학을 일컬을 때 흔히들 사용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도 이젠 옛말일 듯싶다. 요즘 대학생들겐 오직 취업이란 목표가 지상과제가 된 지 오래이고, 대학들 또한 경쟁력이 만사인 논리에 빠져 저런 말 하면 웬 개풀 뜯어먹는 소리 하나 싶을 게다. 요즘 대학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경쟁 기준이자 요소, 바로 졸업생들의 취업률 아니겠는가. 취업률의 높낮이가 결과적으로 우수 대학의 잣대가 된 세태 속에서 불거진 일부 대학들의 국문학과에 대한 홀대, 어찌 생각해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일 듯하다. 때문에 대학들의 고충이 한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문학이란 존재가 과연 취업이 잘 안 된다고 하여 도태시켜도 되는가에 대해선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문..

생각의 편린들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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