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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17

공존의 가치를 위해 '말이 칼이 될 때'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그동안 여성을 향한 노골적인 편견을 혐오표현으로 드러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적인 증오범죄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여혐이냐 아니냐의 논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당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혐오로 단정지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으며, 검찰 역시 여성혐오가 아닌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해당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여혐이 아니라는 데도 자꾸만 여혐으로 낙인을 찍는 여성들의 행태가 못마땅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남성들에게 있어 이번 사건은 공포나 위협과 같은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올 리 만무하다. 약자가 아닌 ..

표현의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에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 비용은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금을 통해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부터 서울 10개 지하철 역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차례로 내걸렸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역에 있는 광고를 찾아 인증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대한민국 지도자의 인기는 이렇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기세다. 우리 대통령의 인기에 대해 외신은 물론 국내 언론들도 일제히 아이돌의 인기를 보는 것 같다며 호응에 나섰다. 국민들이 개인의 비용을 사용하면서까지 국가 지도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일은 물론 흔치 않은 모습이다. 외신이 높은 관심을 갖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

생각의 편린들 2018.01.26

카톡 감청 재개, 일방통행식 정책이 우려스러운 까닭

개인의 사생활 사찰 논란을 야기하며 사이버 망명 사태로까지 불거졌던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감청 시도가 지난해 10월 카카오 측이 감청 불응을 선언한 지 1년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6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과 카카오가 원만하게 제대로 집행하는 방법을 찾아 이날부터 감청 협조를 재개키로 했다고 밝혔으며, 카카오 측 역시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른 통신제한 조치에 응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라 불리던 '카카오톡'으로부터 '텔레그램'으로의 유목민(?) 대 이동은 카카오톡 이용자 급감 사태를 불러왔으며,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자 카카오 측은 이석우 전 공동대표가 직접 나서 “카카오톡 감청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응하지 않겠다. 실정법 위반이면 대표이사인..

생각의 편린들 2015.10.07

인터넷 명예훼손 심사 확대 시도, 막아야 하는 이유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비단 얼마 전 불거졌던 포털 규제 논란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이슈화 됐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위 마약 건을 사례로 들자면, 이와 관련한 개인의 의사나 댓글 등에 대해 제3자의 신고만으로도 명예훼손 심의가 가능해지는 탓이다. 더구나 이러한 장치는 정치적으로 얼마든 응용 가능하거나 편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가 크게 훼손될 우려마저 점쳐지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24일 피해 당사자의 신청 없이도 인터넷 게시글의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심의를 개시하고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개정안을 입안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에 대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

생각의 편린들 2015.09.26

내가 홍가혜를 응원하는 이유

사실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홍가혜 씨와 관련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 밖의 일이었다. 그녀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일이거니와 세월호 참사 당시 그녀가 벌였던 행동 때문에 흔한 관심병 환자 중 한 명이겠거니 하며 여겨 오던 터다. 당연히 그녀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하든 말든 나와는 크게 관련없는 일이니,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있던 참이기도 하다. 적어도 어제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어제 저녁의 일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그녀를 향한 악플 관련 게시물을 보게 됐다. 순간 내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저속한 성적 비하의 글들이 난무했다. 어떤 내용인지 이곳에 펼쳐놓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 없을 만큼 낯 뜨거운 표현 일색이었다. 홍가혜 ..

생각의 편린들 2015.03.27

막말 댓글 판사 논란으로부터 얻는 교훈

막말 댓글 논란을 일으켰던 수원지법 모 부장판사가 결국 사표를 제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14일 그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의원면직 처분하였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진상조사가 진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사표 수리로, 논란을 서둘러 무마하려 한다는 비판이 법조계 일각에서 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이 야기된 이유는, 의원면직 처분은 강제로 직위를 박탈하는 징계면직이나 직권면직과는 달리 사표가 수리되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처분이기에 퇴직 후에도 별다른 제재 없이 곧바로 변호사 활동이 가능하다는 데서 비롯됐습니다. 그러나 그의 법관직 사퇴가 제식구 감싸기에서 비롯된 결과이든 아니면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모양새가 됐든 논란을 야기한 본인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고, 물론 악화된 여론 탓에 주변으로부터의 종용에..

생각의 편린들 2015.02.15

막말 댓글 부장판사에겐 철퇴가 답이다

"법관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정당한 권리행사를 보장함으로써 자유 평등 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권을 법과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하여 민주적 기본질서와 법치주의를 확립하여야 한다." 법관이 직무상 또는 직무 외의 행동을 하는 데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규범이랄 수 있는 '법관윤리강령'의 전문 일부이다. 이는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전국 법관의 의견 수렴 뒤 제정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현직 부장판사가 인터넷에서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익명 댓글을 상습적으로 작성한 것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수도권 법원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 부장판사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언론 기사에 단 댓글의 수는 발견된 것만 해도 1만개 가까이..

생각의 편린들 2015.02.12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은 과연 누구 편인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을 위해 설립된 인권전담 독립 국가기관이다. 지난 2001년 출범했다. 이러한 인권위가 최근 정부의 탈북자단체 대북전단 살포 저지 움직임에 대해 이는 표현의 자유 제한 영역에 해당되기에 막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달 말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11명의 위원 중 8명이 해당 의견에 찬성하였는데, 이들은 "민간단체나 개인의 대북 전단 활동은 세계인권선언 및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북한이 물리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협박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개인의 행위를 제지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에 부응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생각의 편린들 2015.02.11

테러리즘의 광풍, 우리에게 미칠 파장은?

IS에 인질로 억류돼 있던 일본인 두 명 중 한 명이 결국 살해됐다는 소식이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최근 터키에서 실종된 청소년 한 명이 IS에 가담했으리란 추측성 보도가 나온 뒤 빚어진 일이라 우리에겐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살해된 것으로 전해진 유카와 하루나 씨가 생전 일본의 극우 성향인 '넷우익'으로 활동해 온 데다 혐한 성향의 블로거였던 것으로 알려진 터라 국내에서는 그의 죽음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거나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도 일부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우리와 관련한 그의 과거 행적과는 별개로 종교나 정치적 신념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이용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반인륜적 테러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선 안 된다는 점일 테다. 평소 이슬람과는 그다지 직..

생각의 편린들 2015.01.25

표현의 자유, 적정선은 과연 어디쯤인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장 테러 사건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허용 범위를 놓고 전세계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성역 파괴 수준이라 할 만큼 상당히 자극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그들의 만평엔 나체로 누드 영화를 찍는 무함마드, 콘돔 착용한 교황, 수녀의 몸에서 태어난 예수, 그리고 소아성애자 신부 등이 대거 등장합니다. 딱히 이슬람교만을 콕 집어 표현한 것도 아닙니다. 그들의 풍자엔 성역이 없습니다. 종교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도 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입니다. 다만 우상 숭배를 우려해 선지자인 무함마드 작화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이슬람교의 금기를 깬 행태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꽤나 자극시켰던 모양입니다. 때문에 이번 테러가 타 종교 및 문화에 ..

생각의 편린들 20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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