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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12

이들의 무대가 특별했던 이유 'MBC 다큐프라임: 날아라! 펭귄'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어느 날, 서울 신촌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에 난데없이 250명의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이 무리 중에는 남들과는 달리 무언가 특색 있어 보이고 싶으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들과 같아 보이고 싶어하는 열망을 지닌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있었으며, 더불어 다수의 비(非)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섞여 있었다. 전국 25개 청소년팀이 함께하는 '2018 허들링청소년합창축제' 합동공연 참가에 앞서 3박4일 동안 진행된 캠프 참여를 위해서다. MBC 다큐프라임 제작팀은 이화여대에서의 캠프 활동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합창 축제 공연 현장을 쫓아다니면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부모 다수는 베트남, 중국, 필리핀, 스리랑카, 일본 등 다른..

그냥 저냥 2018.09.30

여성다움 남성다움의 강요, 왜 문제인가

포스트잇은 2년 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이후 사회적 약자들의 의지를 반영하거나 저항을 표현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최근 사회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도 이의 활약은 기대 이상입니다. 교수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연세대학교 연구실 문 앞에는 이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학생들의 주장이 담긴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이 붙어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덕성여대, 성신여대 등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포스트잇 연대 시위가 한창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포스트잇은 고등학교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건물 창문에 붙은 포스트잇 문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촉발시킨 바 있습니다. 학생들은 창문에 '미투(#MeToo)', '위드유(#..

생각의 편린들 2018.04.12

'나잇값 하라'는 표현은 일종의 편견이다

TV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 등장하는 가수 김건모 씨(이하 존칭 생략)는 50세가 넘었다. '쉰건모'라는 별칭은 이로부터 기인한다. 나이 50이면 지천명이라고 한다. 하늘의 명(命)을 알게 된다는 나이다. 즉, 현재의 삶이 자신의 의지만이 아닌 하늘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느끼게 될 나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건모는 여전히 아이와 비슷한 감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피규어나 프라모델 등을 갖고 노는 걸 좋아하며, 근래엔 드론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다. 해당 나이대에 걸맞지 않은 듯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를 시청자들은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혹자는 그가 철이 들지 않은 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쉽게 단정 짓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볼 땐 그가 철이 들지 않은 것도, 아울러 신..

그냥 저냥 2018.01.29

무엇이 이들을 무릎 꿇게 했나

최근 한 포털 사이트 뉴스 섹션의 사회 영역에 올라온 이미지 한 장은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누군가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들이 무릎을 꿇은 채 무언가를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듯한 모습 탓이다. 관련 기사 내용을 거들떠 보았다. 다름아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학교 설립과 관련하여 서울시 강서구 주민들과 갈등이 빚어지는 바람에 장애 아동 학부모들이 제발 학교를 짓게 도와달라며 이웃에게 호소하고 있는 씁쓸한 장면이었다. 이 대목에서 포스팅을 읽는 분들께 대략 두 가지 정도의 질문을 던져보려고 한다. 물론 답은 명약관화하기에 굳이 이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무방하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는 죄인인가 아닌가? 죄인이 아니라면 이들은 왜 무릎을 꿇은 채 학교 설립을 호소해야만 하나. 장애 아동..

생각의 편린들 2017.09.09

우리 사회에 편견과 차별이 만연한 이유

새로운 학년이 시작됐다. 이맘때쯤이면 일선 학교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가정환경조사가 이뤄진다. 그런데 일부 학교가 부모의 직업이나 학력, 심지어 주거 형태가 전세인지 월세인지 따위에 대해 시시콜콜 묻는 등 구태의연한 조사로 일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학교뿐 아니라 유치원과 어린이집 단위에서도 이와 같은 형태의 가정환경조사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단다. 우리 사회가 21세기를 관통하고 있는 게 정말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차별은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해가는 초입 단계가 되어야 할 작금의 교육 과정에서부터 이러한 행태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미치게 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한다. 가정환..

생각의 편린들 2017.03.31

대통령 탄핵을 통해 얻는 뜻밖의 교훈

헌법에 의한 대통령의 파면은 단연 세계적인 토픽감이다. 탄핵이라는 결과 그 자체뿐 아니라 이른바 '촛불'로 상징되는 국민 저항의 지난했던 과정은 세계인들의 시선을 강탈시키고도 남을 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이 있었던 지난 10일 유수의 해외 언론사들은 일제히 열띤 취재 경쟁에 나선 바 있다. 영국 BBC도 그들 중 하나다. 같은 날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로버트 켈리 교수는 자신의 집에서 BBC 월드 뉴스와 화상 연결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었다. 순간, 자녀 두 명이 방안에 들어오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이를 뒤늦게 알아챈 켈리 교수의 아내가 짐짓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아이들을 방에서 데려가는 모습이 여과없이 생중계됐다. 켈리..

생각의 편린들 2017.03.12

구글은 왜 이모티콘을 바꾸었나

마트에서 장난감을 고를 때 여아용과 남아용 완구 코너를 구분해놓아 소비자로 하여금 부지불식 간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는 일상의 관례를 깨기 위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완구류에 남아용, 여아용 등 성에 기반한 표시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담은 포스팅을 얼마전 썼던 적이 있다. 뿐만 아니다. 멋지거나 예쁜 외모 일색인 완구 시장에서 세계적인 완구회사 덴마크의 '레고'가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장애인 피규어를 선보이는 등 각종 편견을 깨려는 움직임이 지구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헤르미온느의 사례 역시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해리포터의 단짝인 헤르미온느의 연극 배역을 흑인 배우로 낙점, 일반인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편견을 부숴 버리는 사례가 얼마전 영국에서 있었다. 미..

기계치란 말야 2016.07.16

우리가 편견에 갇혀 있다는 뚜렷한 증거

소설 ‘해리포터’가 영화에 이어 연극을 통해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가 아닌 해리포터 원작을 탄생시킨 영국 런던에서의 일입니다. 오는 7월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연극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얘기인데요.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죽음의 성물'로부터 19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답니다. 영국 내에서의 관심은 우리의 상상 이상일 만큼 굉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이 연극이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고 합니다. 배우 캐스팅 때문인데요. 해리포터의 단짝 헤르미온느 역에 스와질란드 출신인 흑인 여배우 '노마 드메즈웨니'가 캐스팅된 사실을 놓고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노마 드메즈웨니'는 우리에겐 낯선 인물입니다만, 영국 내에서는 최고의 오페라,..

생각의 편린들 2016.06.13

부모 직업 체험 학습,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인가

'자유학기제'가 올해 전국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되고 있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교과과정 중 한 학기를 학생들이 중간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과 같은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를 일컫는다(교육부 자유학기제 사이트 참조). 물론 입시제도의 틀이 견고한 상황에서 단 한 학기만의 자유학기제 운영으로 과연 아이들의 꿈과 끼가 찾아질 것인가 하는 매우 기본적인 의문에 대해 일각의 비판적인 시각과 회의적인 반응이 전혀 없지는 않다. 나 역시 서열 문화로 상징되는 대학 사회와 기본 입시제도의 극적인 변화 없이는 해당 제도가 지극히 형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

생각의 편린들 2016.05.11

'남자라면 역시 핑크'.. 편견에 대하여

'남자라면 역시 핑크',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표현 중 하나다. 이런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우린 어릴적부터 오랜 관습과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성별에 따른 차별을 의식하지 못하고 부지불식간 강요당해 왔다. 남자라면 남자다워야 한다는, 혹은 여자라면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사회적 관념에 의해 억지로 끼워 맞춰진 채 우리의 몸과 마음은 오로지 단방향을 향해 온 것이다. 마트에서 장난감을 고를 때조차도 남아용과 여아용 완구 코너가 엄연히 구분되어 있으나 우린 이를 당연시 여기며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남아는 무조건 푸른 색감의 자동차나 로봇 등을 가지고 놀아야 하고, 여아는 온통 핑크 빛깔의 바비인형세트나 소꿉놀이 장난감을 갖고 놀아야만 한다. ..

생각의 편린들 201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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