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한두 명이었다. 앳되어 보이는, 그러니까 갓 고등학생이 되었을까 말까 싶은 아이들이 집앞 골목길 주차장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우리 아이들도 아닌데 나는 굳이 이 아이들을 제지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모른 체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자신들이 무언가 몹쓸 짓을 벌인다는 사실을 아는 듯 꽤나 조심스러워 보였다. 다음 날에는 서너 명으로 불어났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으나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지 아이들 손엔 여지 없이 담배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나는 또 모른 체했다. 남의 일에 끼어들어 봤자 내게 이득이 되는 일이 드물다는 사실을 숱한 경험을 통해 익히 잘 알던 터다. 되레 아이들과 말을 섞었다가 괜시리 망신을 당하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