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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10

목적을 위해 수단이 앞서선 안 될 이유

지난해 8월 교육부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 시안을 발표했다. 일반고 슬럼화의 주범을 자사고로 지목하고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학생 선발권을 제한하는 방식 등이 거론됐다. 이에 자사고 교장을 비롯한 교육 주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신문, 2013.9.12 집회 9월 12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 모인 자사고 학부모들은 일반고 강화 방안을 자사고 무력화 정책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물론 문용린 당시 서울시 교육감의 경우 자사고의 폐지는 절대 없을 거라며 누누이 강조해 오던 터였고, 결국 10월 교육부가 확정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에는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 축소는커녕 면접권 부여가 포함되는 등 외려 자사고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 주는 꼴이 된다. 1년 뒤인 2014년, 6.4 지방선..

생각의 편린들 2014.08.09

자사고 교장들은 왜 집단반발에 나선 걸까?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방침에 맞서 서울지역 25곳의 자사고 교장들로 구성된 자사고 교장 연합회가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의 일반고 전환 자사고 지원 방안을 수용할 수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공교육 영향 평가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지정 취소되는 자사고가 등장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엄포도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이들의 집단 행동을 가능케 한 동인은 과연 무얼까? 여기엔 다목적의 포석이 깔려있다. 우선 6.4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선출된 교육감의 정치적 색깔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다. 이전 문용린 교육감의 경우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사고 폐지는 절대 없노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던 터라 자사고들의 ..

생각의 편린들 2014.07.23

'자사고 약진 일반고 몰락' 실패한 고교다양화정책

26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교육협의회가 발표한 4년제 일반대학의 고교별 신입생 비율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한 마디로 '자사고의 약진과 일반고의 몰락'이란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명박 정권 시절 고교 다양화 정책이라는 미명하에 고교 서열화의 밑그림을 그려놓은 지 불과 수년만에 거의 완성된 수준의 그림이 등장한 셈이다. 이는 진작부터 예견된 시나리오로서 일반고가 몰락하는 모습 속에 공교육의 위기 상황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그동안 교육부와 교육청 역시 고교 다양화 정책의 폐단을 간파, 자체적으로 각종 대책들을 연이어 내놓은 바 있지만, 대부분이 땜질처방 내지 졸속에 가까워 일반고 살리기에 전혀 약발이 먹혀들지 않은 채 오히려 고고 유형별 서열과 등급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이날 발표..

생각의 편린들 2014.06.27

'자사고엔 애틋', '혁신학교엔 냉혹'한 이중잣대

서울형 혁신학교가 사실상 폐지 수순에 돌입하며 2011년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에 내몰렸다. 3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형 혁신학교 27곳에 대한 종합평가에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문용린 교육감은 애초 "혁신학교 재지정은 없다"라고 못박아온 터이기에 이는 요식 행위 내지 명분 쌓기에 불과해 보인다. 지난달 25일 서울교육청 기자실에서의 기자 간담회 당시 자사고와 혁신학교에 대한 문 교육감의 언급이 있었다. 자사고는 평가 기준에 못미치더라도 학교 구성원의 의지만 있다면 2년 동안 보완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을 줄 것이라며, 앞서 교육부가 자사고에 대한 운영성과를 평가하여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교의 지정을 취소해 일반고로 전환키로 한 방침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

생각의 편린들 2014.04.04

자사고 지정 취소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까닭

자사고의 탄생은 이전 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통령이 내세웠던 이른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주체의 요구에 걸맞는, 특성화 및 다양화된 교육 서비스를 목표로 전국에 걸쳐 모두 100개의 자사고를 만들겠노라는 야심찬 포부였다. 하지만 불과 시행 수 년만에 자사고는 일반고 슬럼화의 주범이 된 채 용도 폐기의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이러한 연유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반복적으로 겪는, 우리만의 고질병인 '정책 뒤집기'의 폐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자사고의 퇴출을 논해야 할 만큼 문제가 그리 단순치는 않다. 실제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평소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고, 이..

생각의 편린들 2014.03.25

서울대 수시 합격자 비율로 드러난 일반고 학력저하 현상

서울대 수시 합격자 일반고 비율 크게 낮아져 2014학년도 서울대학교의 수시모집 선발 결과는 일반고의 심각한 퇴조를 알리는 경고음이자 바로미터였다. 서울대가 6일 밝힌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일반고 출신이 전체의 28.3%를 차지, 지난해에 비해 무려 9.2%p나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고와 과고 등 특목고 출신 합격자는 되레 7.1%p나 늘었다. 이러한 수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고교 다양화 정책은 고교 서열화의 대단원을 마무리지은 바 있다. 그 결과 일반고는 전체 고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서열 끝단에 위치, 점차 슬럼화되어가며 전체적인 학력 저하 현상마저 우려돼 왔던 게 사실이다. 결국 이번 서울대의 입시 결과는 그러한 우려를 수면 위로 드러낸 셈이다..

생각의 편린들 2013.12.07

서울대 합격 강남출신이 싹쓸이, 부의 대물림 고착화되나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 이 말이 과연 사실일까? 하지만 수십 년이 흘러도 한결 같은 게 있긴 하다. 바로 고교 평가 기준이다. 예나 지금이나 서울대학교 진학률이 그 잣대가 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 우리의 교육제도는 쉴 새 없이 뜯어 고쳐져 누더기가 된 지 오래이지만.. ⓒ서울대학교 지금처럼 세분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 고등학교는 기껏해야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인문계교와 취업을 목표로 하는 실업계교 정도로 양분되어 있었다. 당시 인문계 고교의 수준을 판가름하던 바로미터는 다름 아닌 서울대 진학률이었다. 아주 단순명료했다. 서울대에 몇 명을 보내느냐에 따라 해당 학교는 명문고냐 비명문고냐의 양 갈래로 나뉘었다. 당시엔 특목고나 자사고와 같이 수월성 교육을 하는 학교가 존재하지 않..

생각의 편린들 2013.11.20

자사고 학생선발권 유지, 결국 일반고 살리기는 공염불?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일반고 슬럼화의 주범으로 일찌감치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를 지목했다. 아울러 그가 표적으로 삼은 자사고를 무력화시키고 일반고의 역량을 한껏 끌어올리기 위한 일환으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 시안을 지난 8월에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확정 발표 그러나 시안을 발표한 지 불과 두 달만인 28일 확정 발표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에 따르면 자사고의 무력화도, 일반고 살리기도 모두 공염불이 됐다. 자사고의 선발권을 폐지하겠다던 계획은 오히려 선발권을 강화시키며 이명박정권이 완성한 고교 서열화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 셈이다. 이 포스팅에 앞서 읽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자사고 성적제한 폐지, 일반고 살려낼까? 차라리 특목고를 왕창 늘려라 그게 취지..

생각의 편린들 2013.10.29

자사고 성적제한 폐지, 일반고 살려낼까?

교육부가 그동안 일반고 슬럼화의 주범으로 꼽아온 자사고를 무력화시키는 대신 일반고의 역량은 높이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을 13일 발표했습니다. 교육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발표 전국의 일반고는 현재 1524개로 전체 고교의 65.7%를 차지하고 있으며, 학생수로는 71.5%인 135만명에 달해 전체 고교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학교 줄세우기와 서열화가 마무리되며, 소수에 불과한 특목고나 자사고 등에 밀려 일반고가 슬럼화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교육부는 2010년부터 도입된 자율형사립고 정책 이후 일반고의 위기가 가속화됐다고 지적하며,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폐지하는 등 주로 자사고 정책에..

생각의 편린들 2013.08.14

이참에 일반 고교 따위 모두 없애버리자

현 정권의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육 현장에 던져진 충격은 메가톤급 이상인 거였고, 더불어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고등학교의 종류가 다양해져 선택의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 일견 긍정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예상되었던대로 자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교육 분야에마저 그대로 답습된 경향이 큰 지라 교육적 양극화를 더욱 부추겼다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이로 인한 문제점을 크게 두 가지로 압축시켜 보았습니다. 첫째, 일반고교의 질적 수준과 지위 하락에 따른 집단 멘붕입니다. 이건 어찌 설명해야 하는지 참 답답한 심경입니다. 최상위권의 아이들은 특목고로 대부분 빠져나갑니다. 자율형 사립고로도 일부 유입됩니다. 나머지 대다수의 아이들이 일반고교로 진학하게 되는데, 숫..

생각의 편린들 201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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