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상의 소중함 2

아내의 흰 머리카락 뽑는 일이 행복한 이유

불과 며칠전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새해를 맞은 지 하루 이틀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겠군요. 저는 열심히 인터넷 검색 삼매경에 빠져들었고, 아내는 거울 앞에서 젖은 머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아내의 단말마와도 같은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당연히 놀랐겠죠? 전 무슨 일이냐며 대뜸 물었습니다. 뜬금없이 속상해 죽겠다며 하소연하는 아내입니다. 이유인 즉슨 이렇습니다. 머리를 살피다 보니 정수리 부근에서 흰 머리카락 군락지를 발견했다는 겁니다. 한 두 가닥도 아니고 무려 뭉텅이로 무리를 이루고 있더랍니다. "뭐 그따위 일로 그리 놀라나 이 사람아" 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열중했겠죠? 지금 이 순간 제겐,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가장 가치가 있을 테니까..

그냥 저냥 2015.01.07

일상의 소중함 : 小貪大失, 瓜熟帶落

소설 '빅픽처' 속에서의 주인공 벤, 그는 변호사라는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어릴적 동경해 마지 않던 사진가에 대한 환상을 늘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사진가라는 제2의 삶을 살게 되어 어마어마한 성공과 명성을 부여잡았지만, 그의 가슴 한켠엔 무언가 씁쓸한 회한 같은 것이 스멀스멀 기어 오르고 있었다. 맞다. 그에게 정작 필요했던 건 지금의 성공과 명성, 부 따위의 것들이 아닌,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그토록 지루하여 그저 벗어나고만 싶어했던 변호사 시절의 평범한 일상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의 일상은 이렇듯 늘 지리멸렬하고 재미없다. 하도 많이 인용되어 식상하기까지 한, 마치 물과 공기의 존재를 잊고 사는 맥락과 비슷하다. 지난주 후반부터 한반도를 엄습해 온 강추위로 세상 모든 것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