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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8

2018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신조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8 KBS 연기대상'을 축하하기 위해 가수 효린이 등장했다. 파격적인 의상을 갖춰 입고 말이다. 자신이 주인공인 무대였다면 멋지다며 오히려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올렸을 법한 대중들, 이번 무대만큼은 왠지 싸늘한 반응 일색이었다. 왜일까? 이날의 무대는 연기자들이 주인공이자 그들을 위해 마련된 축제였건만, 지나치게 돋보이는, 누군가에게는 민망하기 짝이 없는 의상을 입고 축하 공연을 펼친 돌출 행동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서 여기저기서 '갑분싸'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튀어나왔다. '갑분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로써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 '갑분싸'는 지난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신조어 가운데 하나였다. ..

생각의 편린들 2019.01.02

균형 잡힌 삶의 적정선은 어디쯤일까?

한국인이 해외에 나가 사용한 돈이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는 소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 펴낸 '우리나라 해외소비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해외소비지출은 31조9천374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9.9%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참고로 여기서의 해외소비지출은 대부분 해외여행과 유학 연수 경비로 사용된 돈이며, 국내에서의 해외 직구 지출이나 해외 출장 등의 직무를 위해 사용된 돈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해외 소비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8.7%가량 증가했다. 반면 국내 소비는 같은 기간 연평균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와 저비용 항공 노선의 확대 등을 해외 소비 지출 상승의 이유로 꼽고 있다. 뿐만 아니다. 워라밸이나 소확행과 같은 트렌드가..

생각의 편린들 2018.12.20

소확횡, 작지만 확실한 범죄 행위

초연결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앞서 가기는커녕 워낙 따라가는 일만으로도 버겁다보니 정신줄을 놓치기 십상이다. 특히 N포세대라 불리는 청년세대에겐 작금의 시대가 더욱 벅차게 다가온다. 기술발달이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선물해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외려 더욱 고달프고 외롭게 둔갑시키고 있다. 이의 대안일까? 좀처럼 극복하기 쉽지 않은 고단한 현실 앞에서 현대인들은 거창한 행복보다는 비록 작지만 확실하게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구석이 엿보이는 변화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신조어가 바로 '소확행'이다. 좋게 표현하면 비로소 참 행복을 실천할 기회를 찾았노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사실은 우리 각자 앞에 놓인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가 도무지 여의치 않다 보니 지레 ..

생각의 편린들 2018.12.05

'대충 살자'는 청년들의 넋두리

모 공기업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고작 이틀 동안 근무하는 초단기 체험형인턴을 채용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체험형인턴은 청년들에게 조직 문화를 익히게 하고 취업의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으나, 사실 정식 일자리도 아니면서 숫자상으로만 일자리를 늘려 실업률 통계를 왜곡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야기하는 탓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더욱 어이가 없었던 건 고작 이틀 근무에 불과하면서도 이에 지원하기 위해 취준생이 준비해야 하는 제반 서류들은 정식 직원 채용 절차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차후 채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면서 이틀 동안 근무하는 조건으로 지원자가 작성해야 하는 서류는 산더미였다. 이에 소요되는 노력과 시간이 아까울 ..

생각의 편린들 2018.12.03

미래를 위해 현재를 오롯이 희생해야 할까요?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를 쓴 저자 사이먼 가필드는 어느 날 휴가차 이집트를 방문, 해변에서 한 어부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어부는 고기를 잡는 일에 하루를 오롯이 투자하지 않고 빈둥거리면서 정확히 자신에게 필요한 양만큼만 잡고 있었다. 스스로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던 저자는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부에게 다가가 고기를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이 잡으면 돈을 빨리 모을 수 있을 테고, 그렇게 되면 큰 배로 바꿔 한꺼번에 대량의 고기를 잡게 될 테며, 조금 더 바삐 움직이다 보면 아예 선단을 꾸려 기업형으로 운영하면서 큰 돈을 벌어 여생을 편히 즐길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냐며 넌지시 물었다. 저자의 물음에 대한 어부의 답변은 이랬다. 나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노라고... 그러니까 어부는..

생각의 편린들 2018.09.03

소확행의 유행, 위로일까 자조일까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2018년 대한민국 2030세대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단다. 물론 이는 지난해 이미 '욜로' '워라밸' '가심비' 등의 신조어와 함께 올해 가장 유행하게 될 새로운 트렌드라며 일찌감치 각종 미디어에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 청년세대를 휩쓴 신조어 '욜로'의 바통을 이어받을 만큼 소확행이 근래 2030세대에게는 대세인 셈이다. 각종 문화 상품이나 소비 트렌드도 이러한 대세에 진작부터 편승한 느낌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나 '소공녀'가 소확행을 다루고 있다며 열심히 홍보에 나섰고, 특별한 의미 부여에 온 힘을 쏟는 모양새다. 각 기업들 역시 이참에 소확행을 소비 촉진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려는 ..

생각의 편린들 2018.03.30

'소확행'이 뭐 별 건가요

탁하던 겨울철 공기가 언젠가부터 미세먼지로 인해 더욱 탁하게 다가온다. 어느덧 연례 행사가 돼버린 것이다. 요 며칠 동안은 그 정도가 더욱 심각했다. 마지 못해 마스크를 착용, 맑고 파랗던 대기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던가를 슬쩍 헤아려본다. 내게 공기를 들이마시고 이를 내쉬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아울러 산책로에서 산책을 하고 운동하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했다. 등산은 또 어떤가. 버스로 몇 정류장만 가면 바로 가능할 정도로 손에 잡힐 듯 산이 지척에 위치해 있지 않은가. 하지만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는 이러한 평범하기 짝이 없던 일상을 모두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숨 쉬는 일이 갑자기 거북해졌으며, 운동은 고사하고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일조차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그냥 저냥 2018.01.19

'소확행'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좇는 게 피곤하다고요?

대한민국은 지금 행복 때문에 몹시 피곤하단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근 '소확행' 붐이 일고 있는데, 신년 벽두부터 가상화폐 광풍이 불어닥치면서 누가 몇 억을 벌었다거나 누구 때문에 천만 원이 날아갔다는 등 상대적 박탈감과 자괴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무슨 사소한 행복 따위로 진짜 행복을 누리는 척 하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행복을 좇으면 좇을수록 더 불행해진다는 '행복 피로감'이 한국 사회에 만연하고 있으며, 심지어 행복에 매달리는 것은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라고까지 말한다. 조선일보가 오늘자로 보도한 기사 "행복하려 애쓰는 당신… 피곤하지 않나요?"의 논조다. 행복이란 개인적인 감정과 관련되어 있는 까닭에 지극히 주관적이며 추상적인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 다르고..

생각의 편린들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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