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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14

우리가 슈퍼히어로 영화를 더 많이 봐야 하는 이유

지난 해 11월 의암호에 승용차가 빠지는 긴박한 현장을 목격하고 그 차가운 기온에도 불구하고 지체없이 물로 뛰어들어 운전자의 생명을 구한 세 청년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고를 당한 차량 운전자와 이 청년들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습니다. 이들처럼 위급한 상황에서 헌신적인 도움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살려내는 미담이 간혹 올라와 차갑게 식어 있던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곤 합니다.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칫 자신들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 이처럼 누구나 쉽게 행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 이들을 향해 우리는 서슴없이 엄지척 내밀며 의인이라 칭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돕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의인들의 뒷모습은 흡사 영화속 슈퍼히어로의 ..

그냥 저냥 2018.12.02

미닫이문에 담긴 작은 배려

미닫이문은 문이 레일 위를 수평으로 이동, 개폐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이를 열고 닫을 때 특별히 별도의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즉, 여닫이문처럼 문을 활짝 열 경우 문짝이 회전하는 반경만큼의 공간을 차지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방식이 불편하거나 수고로움을 초래하는 결과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단순히 앞으로 당기거나 밀면 쉽게 열리는 구조를 굳이 힘을 들여 옆으로 쭉 밀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확인해보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나, 미닫이문을 열 때 여닫이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울러 설치 비용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여닫이문에는 굳이 필요 없는 레일을 깔아야 하는 탓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미닫이문에는 유독 사람을..

그냥 저냥 2018.11.03

리더의 품격, 무엇으로 완성되나

리더, 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수장을 말한다. 조직의 종류가 무엇이며 그 성격이 어떠하든 관계 없이 조직의 생존을 위해 리더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아울러 모든 조직은 리더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흔히 그 명운이 갈리곤 한다. 그만큼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테다. 덕분에 시중 서점에는 리더라면 응당 갖춰야 할 자질이나 덕목, 그리고 리더가 되기 위한 온갖 방법 등을 다루는 도서들로 넘쳐난다. 종류가 하도 많은 데다가 그 내용이 모두 한결 같기에 그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노릇이다. 비단 아주 훌륭한 리더는 아니더라도, 그러니까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리더라 하더라도 이를 위해 사전에 갖춰야 할 것들은 너무도 많다. 리더십보다는 팔로우십이 중요하며, 일관되어야 하고, 칭찬..

생각의 편린들 2018.10.11

임산부배려석 인형, 보편적 상식에 기댄 또 하나의 실험

아침 시간대면 누구나 바쁘다. 직장인이라면 출근을 서둘러야 할 테고 학생이라면 학교에 늦지 말아야 할 테니 말이다. 동시간대에 모두가 일제히 움직이다 보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대중교통 전철은 그야말로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할 정도로 늘 북적거리기 일쑤다. 발 디딜 틈조차 없다. 특히 환승에 가장 가까운 특정 출입구의 경우 환승역 한 두 정거장을 앞두고서 가장 붐비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다. 그 날도 여지없었다. 환승을 해야 했던 난 가장 빠른 코스로 연결된 출입구 앞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서 있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몸뚱아리만 보전하고 있던 찰나다. 그 때였다. 누군가 앞 사람과 나 사이의 공간이라곤 일절 찾아볼 수 없는 틈을 용케도 비집고 지나간다.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 ..

생각의 편린들 2018.07.16

음료 버스 반입 자제, 지나친 간섭일까?

서울시가 14일부터 모든 시내버스 안에서 음료 반입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방송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대구시의 경우는 그보다 앞서 비슷한 캠페인이 이미 실시되고 있습니다. 테이크아웃 컵에 담긴 커피 등 내용물을 흘릴 여지가 있는 음료의 시내버스 반입을 금지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2년 전인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자체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버스에서의 음료 반입 자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일단 커피 등 음료 시장의 규모가 부쩍 커졌다는 사실이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습니다. 아울러 버스는 전철과 달리 진동이 심한 편입니다. 특히 교통량과 도로 상황에 따라 출발 및 정지가 잦고, 그러다 보니 그에 따르는 충격이 승객에게 고스..

생각의 편린들 2017.11.09

임산부석, 작은 배려가 아쉽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철에 올랐다. 퇴근 무렵 시각이니 피곤한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을 테다. 전철에 몸을 실은 이들의 표정으로부터는 고단함이 역력했다. 몸 곳곳에서 이의 흔적이 묻어나온다. 자리에 앉은 이들은 곧바로 잠에 빠져들기 일쑤였고, 선 채로 목적지로 향하는 이들 역시 피곤한 듯 양쪽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때였다. 좌석 중간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성이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하차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다른 여성에게 양보하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끼리 자리를 양보하는 광경은 무언가 생경하게 다가오는 탓에 난 이를 좀 더 유심히 관찰했다. 자리를 양보 받아 좌석에 앉은 젊은 여성의 상의에는 분홍색의 큼지막한 표식 하나가 달려 있었다. 다름 아닌 임산부 배지였다. 주변..

그냥 저냥 2017.11.02

배려 없는 사회가 그려내는 씁쓸한 풍경

담배를 피우며 길을 걷는 흡연자 때문에 뒤에서 걷던 아이의 볼에 담뱃불이 튀었으나, 흡연자가 사과는커녕 부모에게 아이 간수 잘하라며 되레 화를 내더라는 사연이 며칠 전 기사로 올라왔습니다. 이를 보면서 전 드디어 올 것이 온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을 걸으며 흡연 중이던 흡연자의 담뱃불로 인해 한 아이가 실명한 뒤로 거리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일본의 사례가 문득 떠오른 것입니다. 비단 이러한 사례뿐만이 아닙니다. 근래 길을 걷다 보면 흡연자가 내뿜는 담배연기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물론 흡연자들에게도 할 말은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그들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건물 실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흡연을 할 수 있는 그들만의 고유 영..

생각의 편린들 2017.06.30

'노펫존' 논란, 배려 부족이 낳은 갈등 현상

반려견 인구가 부쩍 늘었다. 언론에서 반려동물인구 천만 시대라며 떠들어대는 것 이상으로 언젠가부터 체감상 확 와 닿는다. 산책로는 물론, 일반 보도 위를 걸을 때조차도 근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쉽게 접하곤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두 마리 이상을 동시에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반려동물인구 및 관련 문화가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크게 팽창하다 보니 과거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현상들이 일상 속에서 흔히 벌어지곤 한다. 반려견의 증가에 비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제법 존재한다. 길을 걷다가 반려견과 마주치게 되면 아무래도 녀석이 없는 경우보다 신경이 더 쓰이는 게 인지상정일 테다. 간혹 목줄 없는 반려견을 만나기라도 하는 날엔 신경이 바짝 곤두서곤..

생각의 편린들 2017.06.24

속 깊은 배려로부터 얻는 위안

천지는 엄마에게 MP3 플레이어를 사달라고 조르지만,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 때문에 다음 기회에 사주겠노라며 엄마는 애써 아이를 달랜다. 그런데 천지의 행동을 곱씹어보니 평소와는 어딘가 모르게 많이 다른 느낌이다. 생전 무언가를 사달라며 조르던 아이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왠지 싸한 느낌이 들어 언니인 만지에게 어떤 종류의 MP3 플레이어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라며 당부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천지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다.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 모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간은 이들의 편이 아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늘 착하고 예뻤던 천지가 너무도 허망하게 이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지나치게 가혹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유서 한 장 없이 홀연히 떠난 천지가 엄마에겐 야속했다. ..

그냥 저냥 2017.06.12

산책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지난 2월부터 헬스장 대신 운동 장소로 택한 천변의 산책로는 세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축소판이라 할 만하다. 협소하고 제한된 장소가 아닌, 탁 트인 공간인 데다가 만인들에게 개방된 곳이다 보니, 그야말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접하게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갓난아기부터 연로하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그 스펙트럼이 무척 광활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장애인, 비장애인, 그리고 장애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걷는 일이 조금은 불편하거나 서툴러 보이는 사람, 어딘가 다친듯 병원 환자복을 입은 채 재활훈련을 나온 사람 등 겉으로 드러날 수 있는 웬만한 외양의 사람들은 모두 한꺼번에 이곳으로 쏟아져 나온 느낌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곳을 찾을까? 물론 나처럼 오로지 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분..

그냥 저냥 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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