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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충 6

공존의 가치를 위해 '말이 칼이 될 때'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그동안 여성을 향한 노골적인 편견을 혐오표현으로 드러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적인 증오범죄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여혐이냐 아니냐의 논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당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혐오로 단정지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으며, 검찰 역시 여성혐오가 아닌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해당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여혐이 아니라는 데도 자꾸만 여혐으로 낙인을 찍는 여성들의 행태가 못마땅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남성들에게 있어 이번 사건은 공포나 위협과 같은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올 리 만무하다. 약자가 아닌 ..

맘카페의 마녀사냥 그리고 맘충

경기도 김포의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 하나로 인해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텍스트가 날카로운 흉기로 돌변,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이 이 비극의 단초 역시 사실 별것 아닌 대목에서부터 비롯됐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인터넷에 떠벌리고, 해당 글을 본 카페 회원들이 흥분하여 피해자를 비난하다가 마침내 신상을 털어 이를 퍼나르기하면서 마녀사냥에 나선 결과물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더욱 진가가 발휘된다는 SNS 등의 소통도구, 이들을 배경으로 촘촘하게 얽힌 초연결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근래 이러한 과정은 안타깝게도 아주 흔한 루틴이 돼버렸다. 확인되거나 검증되지도 않은 사실을 자극적..

생각의 편린들 2018.10.17

인성 부재의 시대가 낳은 씁쓸한 풍경

요즘 교직에 오랜 기간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다수가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현상 하나가 있다. 속 썩이는 아이들 때문에 정년을 결코 채우고 싶지 않노라는 속내다. 어떤 직업인들보다 직업적 소명 의식이 투철할 것으로 짐작되는 데다가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해 온 분들이건만, 이제는 도리어 아이들 때문에 더 이상 교직 생활을 못 하겠다고 토로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30년 동안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한 지인은 5년가량 남은 정년퇴직을 포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역시나 아이들 때문이란다. 교사를 교사로 바라보지 않는 요즘 아이들의 냉대 어린 시선과 학부모들의 막무가내식 행태에 그만 질려버렸다는 게 그의 일성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실재 통계 결과도 있다.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이..

생각의 편린들 2018.07.18

배려 없는 사회가 그려내는 씁쓸한 풍경

담배를 피우며 길을 걷는 흡연자 때문에 뒤에서 걷던 아이의 볼에 담뱃불이 튀었으나, 흡연자가 사과는커녕 부모에게 아이 간수 잘하라며 되레 화를 내더라는 사연이 며칠 전 기사로 올라왔습니다. 이를 보면서 전 드디어 올 것이 온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을 걸으며 흡연 중이던 흡연자의 담뱃불로 인해 한 아이가 실명한 뒤로 거리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일본의 사례가 문득 떠오른 것입니다. 비단 이러한 사례뿐만이 아닙니다. 근래 길을 걷다 보면 흡연자가 내뿜는 담배연기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물론 흡연자들에게도 할 말은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그들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건물 실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흡연을 할 수 있는 그들만의 고유 영..

생각의 편린들 2017.06.30

스위스 관광지 중국인 전용 열차, 배려인가 차별인가

스위스 알프스의 한 휴양지에서 중국인 전용 특별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개 부쩍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중국인에 대한 우대 정책 때문은 절대로 아니며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탓이란 표면적 이유가 따라 붙고 있다. 그러나 이는 최대한 완곡하면서도 에둘러 표현한 결과물일 테고, 실제 속내는 이와는 전혀 다른 정황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하여 스위스의 한 매체는 중국인 관광객이 관광 열차 안에서 벌이는 추태와 무례하기 짝이 없는 민폐 행각을 꼬집고 나섰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열차 안 통로를 차지한 채 사진을 찍거나 바닥에 침을 뱉는 등 관광객으로 가득찬 객차 안에서 안하무인격 행동을 일삼는 경우다. 결국 이러한 조치는 외국인 관광객 중 상당한 비중을 ..

그냥 저냥 2015.08.30

'맘충' '노키즈존' 논란, 어떻게 봐야 하나

며칠 전 KTX에 아이와 함께 탑승하면서 아이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자리를 양보 받은 엄마 때문에 하소연하던 한 여성의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더니, 모 언론사에 기사화됐다. 해당 기사에서 유독 눈에 띈 대목은 다름아닌 '맘충'이란 용어였다. 이는 아이를 가진 엄마들이 온라인에서 닉네임을 만들 때 흔히 아이 이름을 앞에 쓰고, 뒤에 엄마라는 의미의 '맘'자를 붙여 오던 관행에 타인을 비하하거나 낮잡기 위해 사용되곤 하는 벌레라는 의미의 '충'자를 합친, 일종의 합성어다. 결국 '맘충'이란 용어는 매너 부족인 일부 엄마들을 비하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엄마라는 숭고한 이름이 어쩌다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 건지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음식점이나 커피 전문점..

생각의 편린들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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