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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뮤트 33

개를 키웠는데, 알고 보니 괴수였어

기온이 35.8도까지 치솟던 날, 시멘트 바닥과 씨름하던 미르 미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커다란 덩치 때문이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란 그 영역에 상관없이 언제나 넘사벽이었듯 미르를 키운 이래 마당에다 큰 개를 풀어놓고 키워보고 싶다는 어릴적 로망은 어느덧 현실 앞에서 균열을 보이며 여지없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뭐 그래도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어려움은 생각만큼 그리 크지 않다. 덩치가 크다고 하여 밥을 유독 더 많이 먹거나 하지는 않는 데다 특별히 미용 따위 할 일도 없기에 오히려 소형견보다 손이 덜 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유지 비용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문제다. 미르의 앞발, 이걸로 한 대 맞으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물론 말라뮤트의 커다란 덩치가 의외의 상황을 만..

미르의 전설 2014.08.03

아이들은 항상 옳고 어른들은 틀렸다

집에 코딱지만한 정원이 하나 있습니다만, 거의 방치 수준이라 원래 잔디가 깔려있던 곳은 잡초만 무성했고 원칙 없이 마구잡이로 심어진 나무와 풀 따위는 제멋대로 자라나고 있던 그런 찰나였습니다. 이곳에서 서식 중이던 우리집 개 '미르' 녀석만 신나해 하던 공간이었지요. 뭘 보고 있는 겐가 미르군 아마도 지난해였지 싶습니다. 잡초 무성하던 곳엔 정원용 흙을 두텁게 깔아 더 이상 잡초가 자랄 수 없게 다듬었으며, 화단 이곳 저곳도 손을 조금씩 봐 제법 화사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하게 됩니다. 애써 가꿔놓은 정원을 망치지 않은 채 유지하기 위해선 이곳에서 자유자재로 천방지축 활동하던 미르(말라뮤트) 녀석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입니다. 가족회의를 열었겠지요? 결국 집 한켠을 미르 전..

미르의 전설 2014.07.16

주인님 납셔도 꿈쩍않는 우리집 상전 '말라뮤트'

날이 많이 더워졌습니다. 수은주가 연일 30도를 오르내리고 있군요. 벌써 7월인데 장마전선은 저 밑에서 꿈쩍않고 아예 올라올 생각도 않는 눈치입니다. 그 곳에 무슨 꿀이라도 발라져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더위에 우리보다 더욱 곤혹스러워할 녀석이 하나 있네요. 알래스카가 원산지라며 박박 우기고 있는, 바로 우리집 말라뮤트 녀석입니다. 겨우내 뽐내오던 두터운 이중모를 뒤집어쓴 채 이른 아침부터 긴 혀를 내밀며 헐떡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비록 한낮엔 정말 많이 덥긴 해도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져 괜찮을 법도 한데 말이죠. 이 녀석에겐 전혀 소용없는 노릇인가 봅니다. 요맘때면 집 마당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온몸을 맡긴 채 비몽사몽으로 지내기 일쑤입니다. 전생..

미르의 전설 2014.07.02

말라뮤트, 너님이 낭만견이 될 수 없는 까닭

어느덧 다시 공포의 털갈이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번엔 전혀 반응이 없네요. 지금쯤 뭉텅이로 뽑힌 털들이 주변을 마구 날아다니며 정신을 쏙 빼놔야 정상일 법한데 말입니다. 아울러 녀석 몸에도 듬성듬성 털 빠진 흔적이 흉측하게 남아 있어야 할 테고요. 별로 관심이 없으셨겠지만, 어쨌든 미르는 잘 지내고 있답니다. 물론 마지막으로 작성했던 미르 관련 포스팅 이후 미르가 목줄이 풀린 채 집을 탈출하여 한 차례 애를 먹였던 적이 있긴 했군요. 그 일을 제외하곤 특별히 속을 썩이거나 괴롭혔던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참 기특하지요? :) 아, 그러고 보니 얼마전까지 미르가 많이 아팠었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귓병이 생겨 무려 두 달 이상을 약물과 알약 으로 연명해야 했답니다. 물론 그 기간동안 ..

미르의 전설 2014.06.14

순한 말라뮤트와 못된 비둘기의 대결, 승자는?

오늘 미르와 놀아주기 위해 욘석이 머물고 있는 거처에 잠깐 들렀다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미르 곁에 비둘기의 사체 한 마리가 놓여져 있고, 그 옆으로는 무수한 비둘기의 깃털이 흩뿌려져 있었다. 그야 말로 눈 뜨고선 도저히 볼 수 없는 대참상 그 자체였다. 대충 어떤 상황이 연출되었을런지 감이 왔다. 그렇잖아도 미르의 사료를 호시탐탐 노리며 떼로 몰려다니곤 했던 '날으는 도심속 여우' 비둘기들이다. 미르 밥 줄 시간이면 귀신 같이 알아채고선 많게는 십여마리씩 앞집 처마에 줄줄이 앉아 미르 사료 나오기만을 두 눈 빠지게 기다리곤 했던 녀석들이다. 이 날짐승들, 사람은 적당히 무서워하면서도 미르 따위 전혀 의식 않는 듯했다. 틀림없이 이게 화근이 된 게다. 근래 평소보다 사료가 헤퍼진 것 같긴 하다. 미르는 ..

미르의 전설 2013.12.15

말라뮤트가 하울링 하는 진짜 이유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을 관람하게 된 건 우리집에 말라뮤트 한 마리가 서식중이라는 이유 때문이 결코 아니다. 우연히 해당 영화 티켓 한 장을 얻게 되었는데, 혼자 보기엔 너무 청승맞고 그렇다고 그냥 버리기엔 또 아깝고 하여 추가로 한 장을 더 구입, 마눌님과 함께 관람하게 된 게 계기라면 계기다. 솔직히 영화는 별로였다. 속된 말로 '돈 주고 보기엔 아깝다'라는 표현이 똑 알맞을 것 같다. 물론 나이를 먹어가며 쇠퇴해가는 기억력의 한계도 한 몫 하겠지만(실은 이게 제일 크다 ㅠㅠ),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흔적 따위가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건 그 만큼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나 내용이 부실하여 임팩트가 약했다는 의미일 테다. 영화 속 늑대개 질풍이, 욘석은 진짜 개다 그래도 확실히 각인돼있는 사실 하나, 너무..

미르의 전설 2013.12.01

우리집 말라뮤트만의 장마철 극복 노하우

장맛비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근래 마른 장마만 보아오다가 몇 년만에 맛보는 제대로된 장마인 것 같습니다. 높아진 습도에 빨래도 잘 마르지 않아 이래저래 일상이 불편하기만 한대요. 어디 우리 사람들만 그렇겠어요? 동물들에게도 요맘때를 이겨내기란 참으로 버거운 시기인 듯합니다. 특히나 저희집 정원에서 서식 중인 곰 한 마리, 아니 아니 개 한 마리, 욘석의 고통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비가 워낙 거세게 내리고 장마기간이 길다 보니 온몸은 늘 젖어 있으며 마를 틈이 없네요. 딱히 자기 집도 없는 녀석이라 비를 피할 데라곤 현관 앞 정도인데, 이곳도 비가 들이치고 바닥이 늘 젖어있으니 자신의 몸도 그와 함께하게 되는 것이죠. 장마철이라 웬 만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욘석의 몸에선 걸레 썩는 냄새보다..

미르의 전설 2013.07.16

알래스카를 향한 갈망은 무죄 "난 말라뮤트다"

몹시도 더운 날의 연속이다. 너무 더우니 이젠 숨 쉬는 일조차 귀찮을 정도다. 내 몸을 켜켜이 감싸고 있는 이 멋진 털들이 요즘 같은 땐 정말이지 거추장스럽다 못해 몽땅 뽑아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30도를 웃도는 이 더위에 털이불을 한 겹도 아닌 두 겹이나 당신들 몸에 둘둘 말고 있다는 상상을 해 보시라. 조금 이해가 가시려나? 너희 인간들은 아마 그와 같은 상황을 단 10분도 채 견디지 못할 게다. 내 너희들의 얕은 인내심, 진작부터 알아왔던 터이기에... 하지만 우리는 너희들과 분명 다르다. 비록 힘은 들지언정 군말 없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난 알래스칸 말라뮤트다" 아주 가끔은 주인님과 같은 인간들이 부러울 때가 있긴 하다. 바로 요맘때다. 땀구멍이 온몸..

미르의 전설 2013.07.09

말라뮤트 밥상을 호시탐탐 노리는 종족의 정체는?

저희집 정원에 서식 중인 개님, 미르 얘기입니다. 이제 날씨가 본격 여름을 향해 치달아가기에 이 즈음이면 미르의 온몸을 감싼 털들이 무척이나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인데요. 털갈이 시즌도 요맘때쯤 시작된답니다. 미르의 털들이 뭉텅이로 뽑혀 사방천지 하늘하늘 나풀거리며 돌아댕길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인 게지요. 뭐 어쩌겠습니까. 이 녀석을 키우며 당연히 감내해야 할 운명이겠거니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상인걸요. 오늘도 여전히 벽타기 신공을 펼져주시는 미르입니다. 저 큰 덩치로 두 발만을 딛고 일어서 있기를 꽤나 즐겨하는 미르지요. 사람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자신이 마치 사람이라도 되는 양 꿈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사는 모양입니다. 툭하면 일어서서 저러고 있네요. 주인님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

미르의 전설 2013.05.07

혹한 따위 두렵지 않은 "난 말라뮤트다"

나의 서식지.. 오늘 영하17도란다. 그대들 추운가? 어제 오늘 이틀동안의 인간 군상들을 보아 하니 참 가소롭기 그지없다. 물론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깟 추위 때문에 다들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란 거다. 그리도 약해 빠진 몸뚱아리로 이 험한 대자연 속에서 어찌들 살아갈런지... 인간들은 춥다며 몸서리치던 날 밤, 난 모처럼 영원한 마음의 고향 알래스카의 기운을 느끼며 시원하게 잘 잤던 하루다. 평소와 다름 없이 아침 일찍 담 너머 바깥세상을 쳐다 보니, 드문드문 지나다니는 인간들의 얼굴, 죄다 무언가에 감싸여 보이지 않는 거다. 어라? 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완전무장을 한 탓이다. 쯧쯧.. 그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온다. 주인님이 나오시는가 보다. 나..

미르의 전설 20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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