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디지털 4

아날로그는 죽거나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다

손편지를 직접 쓰고 받아본 지가 언제쯤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군에 입대하여 부지런히 쓰고 받았던 게 거의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아득한 일이다. 요즘 군부대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편지를 쓰게 하고 그 내용을 그대로 인쇄하여 당사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바뀐 모양이다. 여러모로 편리해지긴 한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 활자로 입력하여 저장하고 이를 다시 인쇄해서 뽑아낸들 비록 눈에는 깨끗하게 들어올는지는 몰라도,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 쓴 그 정성과 그로부터 전달될 법한 감성까지 고스란히 담아낼 수는 없는 노릇일 테다. 사람들은 무언가 실체가 있고 손에 만져지는 그 느낌에 끌리는 경향이 짙다. 일단 나부터도 그렇다. 학창시절에는 샤프펜슬을 애용했는데, 지금은 왠지 깎는 일이 다소 불편하고 ..

그냥 저냥 2018.01.03

손맛으로 위안을 찾는 사람들

펜을 들어 종이 위에 직접 글자를 기록해본 게 언제쯤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개인적인 기록을 남길 요량이든 아니면 업무적인 일을 처리하든 나 개인적으로는 언제부턴가 종이 위에 기록을 남기기보다 모니터를 켜놓은 채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거나 액정 위 터치를 통해 기록하는 일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덕분에 가뜩이나 악필인 글씨체가 더욱 가관이 돼버린 지 오래다.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을까 싶다. 그나마 요즘 아이들에 비하면 내가 조금 더 나은 편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가져야 할까? 독서는 또 어떤가. 무거운 책보다는 가벼운 전자책을 들고 다니면서 이를 이용하는 횟수 또한 훨씬 많아졌다. 더구나 전자책에는 수십 권, 아니 수백 권을 한꺼번에 넣어둘 수 있으니 이처럼 편한 게 또 어디 있을..

그냥 저냥 2017.11.29

아날로그조차 디지털로 소비하는 시대

디지털이 만들어놓은 세상은 빠름과 편리함으로 요약된다. 반면 무한복제가 가능한 까닭에 그와 관련한 소비는 상대적으로 생명력이 짧다. 스마트폰에 의해 무수히 찍어낸 이미지들은 SNS상에서 무한 소비되다가, 보다 자극적이거나 최근의 이미지들에 의해 슬그머니 그 자리를 내주곤 한다. 물리적인 형태가 아닌, 주로 스마트폰 액정이나 모니터 등 전기적 신호 장치에 의해 소비되다 보니 그 특성상 즉흥적이며 찰나적이고, 과소비일 수밖에 없다. 쉽게 생산 가능한 만큼 버려지는 일 또한 무척 간단하다. 근래 흑백 사진과 필름 카메라가 젊은 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단다. 세상의 변화가 지나치게 빠르고 이를 뒤쫓기가 만만찮은 현실 속에서 비록 느리고 불편하지만, 물리적인 형태로 손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하고 아스라한 감성..

기계치란 말야 2017.10.25

미래예측 가능케 하는 텍스트의 디지털化

0과1의 현란한(?) 조합, 디지털.. 많은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마치 석유가 발견되기 전과 후의 사회 변화에 비견될 정도로 말이다. 인류가 이제껏 이뤄놓은 물질 문명이 석유의 활용 이후 본격화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물론 디지털이 그 이상의 임팩트라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하지만, 디지털의 발전도 종국엔 석유의 발견을 건너 뛰고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을 테니, 개인적으로 볼 때 디지털보다는 석유의 발견이란 역사적 사건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1. 텍스트의 디지털화 각설하고, 이미 디지털은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들어와 있다. 텍스트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텍스트의 디지털화는 빠르게 아날로그..

기계치란 말야 2013.02.0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