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그러니까 정확하게 군에 입대한 이후, 머리를 감아도 금방 가려워지고 떡이 져 매일 감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두피의 상태가 좋지 않게 되었어요. 전에는 한 번 감으면 적어도 3일은 유지되었었는데 말이죠. 미용 쪽에 몸 담고 계신 분의 말씀으론 체질이 변한 거라 하더군요. 세월은 흘러 어느덧 middle age란 칭호가 제법 어울릴 법한 나이가 되고 외모도 변해가니, 예전같았으면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영역에도 슬슬 신경이 쓰이게 되더군요. 숱이 너무 많아 돼지털처럼 뻣뻣하고 꼿꼿했던 강한 나의 머리털들이 한없이 가늘어져 힘 없이 축축 늘어져가고, 그나마도 뭉탱이로 빠져나가 숱이 듬성듬성해지고 있으니... 아.. 지나간 세월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나의 건강했던 머리털은 정녕 다시 돌아올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