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애 씨가 영면에 들었다. 췌장암의 재발 및 악화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는 소식을 얼마 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었는데,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그녀가 출연한 작품을 마지막으로 접한 건 지난해 말이었던 것 같다. 원전을 다룬 재난 영화 '판도라'를 통해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남편과 자식을 사고로 차례로 잃은 비운의 여성 역을 맡았던 그녀는, 원전과의 여러 악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와 원전을 철석 같이 신뢰하는 우직한 우리 이웃의 흔한 어머니상을 그리고 있다. 이보다 앞서 개봉한 영화 '변호인'에서는 가짜 이적단체사건에 연루, 공권력의 고문 등 모진 고초를 겪게 되는 국밥집 아들의 어머니로 등장, 오랜 세월의 흐름에도 여전히 그 흔적이 남아있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