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그러하듯, 아파트라고 하여 다 같은 아파트가 아니다. 아파트 역시 급에 의해 그 수준이 정해진다. 거주 위치뿐 아니라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어느덧 주민들의 사는 수준을 판가름할 수 있는 세상이 돼버렸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예비 학부모들이 아파트 이름에 따라 사는 수준이나 급이 서로 다르니, 수준 낮은 집의 아이들과 자신의 자녀가 서로 섞이고 싶지 않다며 별도의 반을 만들어달라고 주장하는 현상은 어느덧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근래 '휴거'라는 용어가 초등학생 사이에 유행어가 되고 있단다. '휴거'란 원래 신이 재림할 때 구원받는 사람을 공중으로 들어올리는 행위를 뜻하는 종교적 의미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도래를 앞두고 불안심리가 극대화됐던 지난 세기 말 즈음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