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국격 추락시킨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폭언

새 날 2013. 11. 1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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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론의 외면 때문에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일과 3일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현지 거주 한인과 유학생들이 파리의 에펠탑과 트로카데로 광장 등에 모여 부정선거에 대한 항의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영국으로 향한 4일 런던에서도 현지 교민들이 한국 대사관 앞에 모여 박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단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정감사 현장에서 극우 코스프레 집단 일베 사이트에 몰래 접속하고 있는 모습이 모 인터넷방송 영상에 포착되며 일명 '일베하는 국회의원'이란 아주 앙증맞은(?) 별칭을 얻었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이번엔 앞서 언급한 프랑스의 부정선거 항의집회 참석자들에 대해 패기 넘치는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체증사진에 대한 언급까지 해가며 시위 참석자들에 대해 대가를 톡톡히 치르겠노라 겁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길을 그림자처럼 밀착 수행한 대통령 측근이다.  때문에 그의 발언, 단순히 그의 개인적인 생각만은 아니었으리라 짐작되는 부분이다.  사상 초유의 정당 해산을 시도하고 았는 현 정권, 프랑스 현지에서의 시위마저도 그들의 눈엣가시이자 해산 대상인 통합진보당의 배후로 몰아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왜?  고립되어 약해질대로 약해진 통합진보당 아니겠는가.  게다가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종북'이미지로 점철된 통합진보당의 배후로 낙인찍을 시 통합진보당의 운명 마냥 그들마저도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에 대해 시위를 주도했던 재불한인들은 성명서를 발표하며 강력 반발했고, 김진태 의원의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집회가 통진당 파리지부의 집회라고 단언한 김진태 의원의 말은 전혀 허위이며 통진당은 물론, 그 어떤 정당도, 단체도 우리와 무관하다. 아무 근거도 없이 유언비어를 살포하고 다니는 언행 또한 국회의원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태도이다. 김진태 의원이 '파리에서 시위한 사람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하겠다'고 한 조폭식 언어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발언이며, '국격'의 실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임을 깨닫길 바란다.

 

한편 박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 국내에선 무엇보다 대통령의 순방국 언어 연설이 단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언론에선 연일 대통령의 다국어 구현 능력 띄우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때문에 이번 순방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물론 우리의 공공시장을 프랑스에 개방하겠다는 무시무시한 언론 보도가 있었고, 아울러 '창조경제'란 여전히 애매모호한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됐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 만큼은 유럽 곳곳에 확실히 각인을 시켜놓은 채 귀국한 것만은 틀림 없다. 

 

영국 BBC는 일찌감치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특집 기사를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과 박정희의 민주세력 탄압에 따른 한국 민주 발전 저해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고, 르 피가로지를 비롯한 프랑스 언론들 또한 박 대통령의 방문을 알리며 부정선거 논란을 함께 소개했다.  대통령이 해외 각지를 돌아다니며 스스로 부정선거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후퇴를 홍보하고 다닌 셈이다.

 

 

게다가 김진태 의원의 페이스북 폭언이 지난 8일 미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토픽스(Topix)에 소개되면서 국내에서의 논란을 넘어 이젠 국제적인 화제와 가십거리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참고로 토픽스는 미국내 뉴스는 물론, 국제적인 초점이 되는 사건을 웹과 모바일에 올려 네티즌의 의견을 주고받는 곳이란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 전 세계 네티즌들의 조롱거리가 된 셈이다.

 

국민의 의견은 무시한 채 행정부와 사법부가 직접 나서 정당을 해체하려는 사상 초유의 사태, 집회와 시위에 대한 자유는 엄연한 국민의 기본권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한하겠다며 협박을 일삼는 정신나간 집권당의 국회의원, 권력의 오만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결과물들이다. 

 

김진태 이분,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다.  측근을 통해 이런 망언이 터져 나오게 한 건 순전히 박 대통령의 의중이 그대로 실린 것이리라 판단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나 측근들은 해외 동포들의 대통령 방문 반대 시위를 불편해하기에 앞서 왜 시위를 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먼저 헤아려 봐야 하지 않을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선 덮기 급급해하면서도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선 국민의 기본권마저도 침해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유신 망령의 부활이 떠올려지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무리수로 무리수를 덮으려는 꼼수는 결국 화를 자초하게 될 터다.

 

현대 민주주의의 발원지인 서유럽 국가를 방문, 자신의 부정선거를 곳곳에 알리고 온 셈인데,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이미지 훼손이야 그렇다손 쳐도 급전직하로 떨어진 우리의 국격 손상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게다가 측근의 민주주의를 파괴시키기라도 할 듯 기세등등한 폭언까지 덧붙여졌으니 이를 어찌 하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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