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미르가 장난을 걸어오며 내게 안기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내가 직접 미르를 안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따뜻한 체온과 심장 박동의 그 느낌이 난 너무 좋다. 사람이 아닌, 덩치 큰 생명체를 안고 있는 느낌은 뭐라 형언하기 어려울 만큼 특별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서로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아침 이른 시각,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동안 난 미르의 주변을 정리해주며 밤새 특별한 일은 없었는지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곤 한다. 물론 오늘 아침도 그랬다. 털갈이 시즌인 탓에 온몸엔 솎아내야 할 털들로 온통 삐죽하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난히 장난이 심하다. 자꾸만 놀아달라며 벌러덩 눕기 일쑤다. 그럴 때면 그 큰 눈을 장난삼아 동그랗게 뜬 채 꿈벅거리며 날 쳐다보곤 하는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