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인삼막걸리는 비가 올듯 말듯 우중충했던 이날 날씨만큼이나 걸죽했다. 서울에서 먹던 종류와는 분명 차원이 달랐다. 인삼 향이 기본인 데다, 대추 따위의 덩어리들이 마구 씹혔다. 식당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김 모락모락거리는 따끈한 손두부와 함께하니 그 맛은 더욱 푸짐했다. 정확히 한 잔씩 걸치려 했건만, 결국 반 되를 더 시키고 말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그저 동병상련이 이날 우리를 이곳으로 향하게 만든 듯싶다. 이미 단풍 열기가 한 차례 훑고 지나간 듯 나뭇잎의 색채가 깨끗하지 못하고 영 거시기했다. 그나마 기후가 아직은 온화해 가을의 흔적이 남아있었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뿌연 하늘과 투명하지 못한, 물 빠져 퀭해진 바다가 우리의 어지러운 현재 마음을 말해주는 듯싶다. 최대한 높은 곳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