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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날선 설렘 49

북촌 한옥마을의 백미 '북촌 8경'을 거닐다

강력한 한파로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지난 주와는 달리 이번 주말은 더없이 포근했다. 북촌 한옥마을을 거닐며 흔적을 남겼던 지난 포스팅을 통해 약속했던 대로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았던 이번 주말을 이용, 북촌 한옥마을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북촌 8경'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서울시는 2008년 북촌 한옥마을 중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지점 8곳을 선정, 일찍이 '북촌 8경'이라 명명한 바 있다. 북촌 한옥마을의 입구엔 여행을 안내하는 데스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서 배포하는 안내 유인물엔 북촌 8경을 비롯한 북촌 한옥마을 전반에 관한 상세한 지도와 함께 친절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지난번 북촌 마실 때 받아온 안내문에 따라 우리는(그래봐야 나와 아내 둘뿐이지만) 나름 동선을 그려 보았다. 생각..

서울 촌놈의 북촌 마실기

영천시장이란 재래시장에 들렀다. 물론 상당히 뜬금없는 일이다. 이곳에 특별한 볼 일이 있어 간 건 아니기 때문이다. 순전히 부러 들렀다. 목적은 오로지 하나다. 얼마전 TV를 통해 알려진 꽈배기 하나 때문이다. 4개에 1천원 꼴인데, 줄을 서서 사야 할 정도로 맛이 기막히다고 한다. 시장은 제법 컸다. 입구는 독립문 방향과 서대문 방향, 크게 두 곳이었는데, 꽈배기집은 독립문 방향 입구 초입에 있다.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또 다른 맛집인 떡볶이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엄청난 대기줄 덕분이다. 이곳 역시 순전히 요즘 대세 셰프인 그 분 때문에 유명세를 타게 됐단다. 꽈배기집은 그 옆옆 점포다. 물론 꽈배기의 구입을 위해선 무지막지한 대기줄에 합류한 채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야만 한다. 목적을 이룬 우린 잽싸..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이화동 벽화마을

난 서울에 사는 촌놈이라 외려 서울에 살지 않는 분들보다 서울을 더 잘 모른다. 이를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좋을까. 등잔 밑이 어둡다? 그래, 이 표현이 가장 어울릴 법하다. 볼 일 때문에, 그도 아니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서울 도심이나 특정 지역을 찾곤 하지만 실은 그게 전부다. 그나마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라 언뜻 스쳐 지나는 곳들은 나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수년 전 유명하다는 곳을 부러 찾았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부암동이었던 것 같다. 분명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번에도 서울 촌놈이 반나절 가량의 시간을 투자해 봤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몇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매우 흔치 않은 기회다. 과감히 전철에 몸을 싣고 4호선 혜화역으로 향한다. 특별한 목적 따위는 없다. 물..

걷기 위해 존재하는 길, 그 위에 선 나

제주 시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숙소는 마치 하늘을 닮기라도 한 것 같다. 높은 건물 등 주위 시야를 가릴 만한 형체가 없어 유독 넓은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거늘, 문득 고개를 들어 먼 곳을 응시하노라면 지구가 둥글다는 게 정말로 실감날 정도다. 물론 얄팍한 지식에 의한 선입견 때문에 그리 보일 수도 있는 문제이긴 하나, 어쨌든 내가 보는 관점에선 분명 그러하다. 놀랍게도 숙소 건물의 외곽선이 이러한 하늘 선과 조화를 이루는 게 아닌가. 전문가가 아닌 탓에 숨겨진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필시 해당 건축물을 디자인한 사람은 제주의 하늘을 염두에 두고 이를 만들었음이 틀림없다. 혹여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을까 봐 몸소 사진을 찍어 왔으니 한 번 보시라. 어떤가? 건물 라인이 정말 하..

다시 찾은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신두리 해안사구를 다시 찾은 건 수년만의 일이다. 주변 바닷물을 가둬 물고기를 잡는 독살 체험을 위해 초등학생이던 아이들과 함께 언젠가 태안을 방문했던 이래 처음이니 말이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듯, 그 사이 많은 것이 변모해 있었다. 황량하기 그지없던 이곳엔 체험 센터라는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이른바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예전에 왔을 때만 해도 몇 개의 낡은 표지판 따위가 이곳에 설치된 인공물의 전부였는데, 현재는 입구에 잔뜩 들어선 펜션들과 신두리 사구 센터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모래언덕의 규모는 오른쪽 능선 위를 걷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예전엔 마음껏 밟을 수 있었던 이 모래 언덕은 사람들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됐..

날씨만큼 상쾌했던 칠갑산 체험여행

5월 어느날.. 날씨는 너무도 찬란했습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으며, 더 없이 맑고 쾌적한 바람 한 무리가 코끝과 피부를 슬쩍 간지럽힌 채 스치듯 지나갑니다. 덕분에 마음은 유치찬란해지고 있었습니다. 붙들고 싶었습니다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어쨌거나 고마운 녀석이었습니다. 한층 짙어진 녹음은 무르익을 대로 익은 터라 곧 터질 듯 아슬아슬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연중 이러한 날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가히 손으로 꼽을 정도일 것 같습니다. 온몸을 칠갑산의 공기에 내맡긴 채 샤워를 하니 마음마저 두둥실입니다. 충남 청양 칠갑산 부근에 위치한 장승공원, 다양한 표정의 녀석들이 주변에 널려있었습니다. 천년 고찰 장곡사의 풍경 소리는 이날 날씨만큼이나 청아하기 그지없었고요..

맨발 산행으로 지친 심신 달래기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답습니다. 활동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의 연속입니다. 지천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아내와 저, 두 사람은 지친 심신을 달랠 요량으로 조금은 특이한 산행에 도전하였습니다. 이른바 맨발 트래킹입니다. 국내 유일의 황톳길 산행 코스가 마련돼 있는 대전 계족산으로 항했습니다. 입구로부터 5분 정도 걸으면 황톳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 보이시나요? 등산로 한 쪽 귀퉁이에 마련된 귀하디 귀한 황톳길, 색깔이 제대로입니다. 과감하게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은 채 문명을 거스를 채비를 마칩니다. 짠~ 발바닥이 아주 시원하니 좋군요. 아무래도 그냥 걷는 것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는 점, 맨발 산행을 시작하기 전 먼저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자리는 피하고..

이곳이 정녕 서해? 푸른 바다가 손에 잡힐듯

막바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고개를 빼꼼이 내밀던 봄이 화들짝 놀라 쏙하고 다시 들어갈 것만 같다. 요즘 날이 너무 추우니 지난 주말 날씨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낮기온이 무려 14도까지 치솟았던 이날은 3월 하순께 기온과 엇비슷했단다. 덕분에 가벼운 옷차림도 가능했다. 서해안으로 향했다. 이번엔 부안이다. 해변을 끼고 위치한 '마실길'이라 불리는 산책 코스는 봄을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바닷바람에 흥겨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게다가 이곳은 분명 서해안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바다가 깊은 데다 짙푸르기까지 했다. 늘상 물이 빠져 휑하니 드러난 갯벌과 색깔마저 진흙빛을 닮은 바다 빛깔 때문에 서해에선 마음 한 켠에 고이 간직해 놓은 채 틈 날..

제주도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제주공항과 인접한 덕분에 반드시 한 번은 들르게 된다는 용두암은 물론 아닙니다. 해변에 널려있는 기암괴석 중 용두암보다 빼어난 경관을 지닌 녀석은 사실 많습니다. 물론 저희가 도착한 날은 날씨가 궂은 데다 파도마저 드세 좀 더 드라마틱한 경관 연출이 가능했지만 말입니다. 맑은 날은 맑은 대로, 또 궂은 날은 궂은 대로, 나름의 묘미가 각기 있기에 여행길은 언제나 즐겁기 마련입니다. 어느새 빗방울마저 후두둑 떨어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따뜻한 봄기운을 기대하고 왔건만, 예상과는 달리 무척이나 공기가 차갑기만 합니다. 다음날 오전 유리로 된 조형물이 즐비한 유리성(?)이란 곳에 도착하였습니다. 공원 비스무리하게 생긴 이곳의 이름을 기억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별 감흥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인 ..

전주한옥마을, 더 이상 한옥마을 아니다

전주한옥마을로 향하기에 앞서 전라북도 임실군에 위치한 구담마을을 먼저 다녀왔습니다. 19명이 거주 중인 아주 자그마한 마을이었지만, 맑은 섬진강물이 끼고 도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산골이었습니다. 이날 기온 또한 덥지도 춥지도 않을 만큼 활동하기에 최적이었네요. 마을 앞을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입니다. 다슬기가 유명하다더군요. 산골마을 곳곳엔 여러 작물들이 심어져 있었는데, 그중 무가 아주 앙증맞게 자라고 있어 사진에 담아봅니다. 도심에선 이런 모습 보기 정말 힘들잖아요. 가을이 한창 무르익을 대로 익어 터져버릴 것 같은 휴일 오후, 섬진강물은 주변에 방해를 주지 않으려는 듯 매우 조심스레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변에 조성된 자전거 일주도로가 산책코스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느릿한 걸음 뒤로는 가을이 저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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