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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일상 속에서 메신저를 확인하고 상대방과 단지 몇 마디만을 나누었을 뿐인데,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 화들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찾고자 하는 단어를 입력, 결과가 화면에 뿌려지고 필요한 정보를 이미 획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틈엔가 전혀 엉뚱한 사이트를 뒤지면서 길을 잃은 채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던 경우도 다반사다. 이렇듯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고서도 가끔 의미 없는 일에 몰두하면서 시간을 빼앗기는 현대인들이 즐비하다. 물론 우리 스스로를 탓하기엔 무리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대체로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목적을 갖고 PC나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더라도 어느 순간 의도치 않은 것에 한눈을 팔며 영양가 없는..

그냥 저냥 2019.01.15

아날로그의 반격인가 생존 위한 몸부림인가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행위는 하드 드라이브의 음악을 꺼내 듣는 것보다 더 큰 참여감을 주고, 궁극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준다. 레코드판이 꽂힌 서가에서 앨범을 골라 디자인을 꼼꼼히 들여다보다가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 동안의 침묵.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손과 발과 눈과 귀, 심지어 (레코드 표면에 쌓인 먼지를 불어내기 위해) 가끔은 입도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물리적인 감각을 더 많이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레코드판이 주는 경험에는 계량화할 수 없는 풍성함이 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경험이다.” 데이비드 색스가 쓴 책 ‘아날로그의 반격’ 서문의 일부다. 뼛속까..

그냥 저냥 2019.01.14

마지막까지 막장 드라마의 결을 놓지 않은 소신

사문서위조 및 살인미수 혐의로 지명수배자가 된 희대의 악녀 신화경(오승아)은 결국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긴 잠에서 깨어난 오상필(서인석) 곁에는 이제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딸 연희(이일화)는 유학을 떠나기로 하였고, 손자인 도빈(김경남) 역시 미성그룹의 후계자가 되기보다 원래 있었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오상필의 오른팔 역할을 해오던 권실장(이주석)마저 그의 곁을 떠났다. 한편, 연희는 자신의 연적이던 한주원(김혜선)을 찾아가 그간의 일들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토로하고 미안한 감정을 풀어놓으며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주원은 방송 일에 복귀함과 동시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다. 여전히 화경을 마음 깊숙한 곳에 간직해두고 잊지 못하던 재빈(이중문), 화경을 찾아나선 끝에 바다를 향해 쉼 없..

그냥 저냥 2019.01.12

새해 결심한 운동, 잘 하고 계신가요?

새해가 시작된 지도 10일이 훌쩍 지났다. 해가 바뀌며 굳게 다짐했던 일들이 벌써부터 작심삼일로 흐지부지되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점검해봐야 하는 시기이다. 요즘에는 ‘우리’보다 ‘나’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고 투자하는 경향이 크다. 때문에 몸짱 열풍이나 동안 만들기도 어쩌면 그의 일환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 물론 외모지상주의나 마른몸매 부추기기 따위의 사회적 현상이 그의 이면에 자리하는 측면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와는 별개로 나와 내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력을 쏟는 건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운동이 가능한 공간과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건 사회의 변화상을 읽히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2,30대 젊은 계층의 참여가 부쩍 늘었다는 사실은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바가 크므로 매우 ..

그냥 저냥 2019.01.11

삶에 낙이 없다는 친구에게 건네는 명함 한 장

지난해 티스토리 결산 당시 받았던 명함이 아직도 내 서랍 속에 고이 간직돼있다. 그동안 단 한 장의 외부 이탈도 없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다른 티스토리 이용자에게 기회를 양보할 것이지 무엇 때문에 이벤트에 참여했느냐는 힐난이 들려올 법도 하다. 이를 간절히 원했던 이용자들이 부지기수였을 테니 말이다. 물론 나인들 이와 관련하여 할 말이 전혀 없지는 않다. 결산 이벤트에 당첨되고 명함을 손에 직접 건네받게 될 때까지만 해도 나 역시 명함을 과연 어디에 뿌려야 하는지 따위의 생각으로 꿈에 부풀어있었다. 친구는 물론이고, 지인들에게 죄다 뿌려야지 하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정말이다. 허나 웬걸, 막상 명함이 내 손에 쥐어지니 생각이 180도 달라지는 게 아닌가. 무언가 복잡 미묘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

그냥 저냥 2019.01.09

화제만발, 2019 골든글로브 시상식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번에도 다양한 이슈들로 넘쳐났는데, 그중에서도 행사장에 울려 퍼진 의외의 우리말은 단연 화젯거리였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BBC 아메리카가 방영한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2’에서 이브 폴라스트리 역을 맡은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일찌감치 퀸의 본고장 영국마저 제쳐버린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전 세계 흥행 1위 국가다. 입소문을 타며 재관람 열풍까지 부는 등 우리나라에 록밴드 퀸의 신드롬을 몰고 온 이 영화 역시 이번 시상식을 통해 작금의 현상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시켜주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 영화..

그냥 저냥 2019.01.08

롱패딩 유감

동창회 등 모임에 나가면 꼭 입고 간 옷의 뒷덜미를 들춰보거나 옷의 왼쪽 날개를 굳이 펼쳐놓고 브랜드를 확인해보는 친구가 있다. 간만에 만난 녀석인데, 사람이 반가운 게 아니라 내가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더 궁금했던 모양이다. 짐작컨대 지금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를 통해 나의 경제력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행위였음이 틀림없다. 나쁜 놈.. 정작 함께 수업을 들으며 학창 생활을 할 땐 잘 몰랐었는데, 사회생활에 몸담고 조금 더 성장한 뒤 이런 모습이 있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속물적이기에 기분이 언짢게 다가올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우리의 오래된 인연은 이러한 허물마저도 기꺼이 덮어버리곤 한다. 하물며 어른들도 이럴진대 한창 성장하는 멋모르는 아이들은 어떨까? 더하면..

그냥 저냥 2019.01.07

내가 머리 염색을 하지 않는 이유

요즘 미용실에 가면 가끔 듣는 소리가 있다. 흰 머리카락이 제법 많아졌단다. 내가 볼 땐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흰 머리카락은 정면보다 귀밑머리나 두정부 등 눈길이 잘 가지 않는 곳부터 점령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원래의 것보다 이 돌연변이 녀석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지기 십상이다. 그러니 특별히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이상 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노릇이었다. 아내도 제법 희어진 내 옆머리를 살피면서 놀라움을 표현해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대로 화들짝 놀라야만 했다. 그나마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가 아직은 염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작은 위안을 느낄 뿐이다. 예전 같았으면 흰 머리카락은 노년의 상징이자 존경..

그냥 저냥 2019.01.06

연을 잇고 가족을 만든다

미혼이 아닌 비혼이라며 힘주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어느덧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다. 결혼 절차도 점차 간소화되어가고 있다. 그간의 앞선 세대들이 결혼식 등을 과시의 수단으로 삼아온 경향성이 없지 않았는데, 무엇보다 실리와 합리성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러한 현상이 영 거추장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다. 덕분에 그와 얽힌 전통 문화도 사라져간다. 지난 30일 밤에 방송된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은 이렇듯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 혼례 음식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아쉬움을 달래게 한다. 전통 혼례 음식인 이바지, 옛날에는 혼례를 치르고 난 후 신랑과 신부를 맞이하는 양가에서 큰상을 차리고 이를 사돈댁에 보내는 풍습..

그냥 저냥 2018.12.31

크리스마스 선물, 그 아련함과 아쉬움

5살 무렵의 일이다.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 눈을 뜨니 머리맡에 선물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멋진 장난감 자동차였다. 미니카는 아니었고 손에 쥐고 놀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크기였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빨강 색상의 꽤나 근사한 형태의 승용차였다. 당시는 단순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부터 선물을 받는 날이 크리스마스로 알고 있었으며, 착한 일을 많이 해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철석같이 믿던 때다. 나는 하루종일 이를 가지고 놀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싫증이 났던 모양이다. 장난감을 갖고 동생과 함께 집밖으로 나갔다. 골목을 벗어나면 조금 넓은 길이 나오는데, 차도는 아니었으나 제법 많은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이면도로였다. 문득 장난감 자동차를 진짜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길 위에 놓으면 어떻게 될..

그냥 저냥 201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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