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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아내에게 해서 좋은 말, 해선 안 될 말

정말 우연히 벌어진 일이다. 그날 난 아내와 함께 식사하던 중이었다. 우리 부부는 평소 허물 없이 지내는 편이라 대화 내용이나 형식 따위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함께 살아온 시간이 제법 된다는 의미다. 때문에 그날 아내와 나 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를 기억해내기란 솔직히 어려운 노릇이다. 다만, 무슨 연유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난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한 기억만큼은 또렷하다. "누구나 분노할 때가 있잖아. 문득 분노를 참지 못 하는 순간과 맞닥뜨리다가도 당신이 곁에 있을 경우 신기하게 분노가 눈 녹듯 사라진다" 난 거짓말을 잘 못 한다. 이는 충분히 단점이거나 혹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러한 성격을 잘 아는 아내이기에 그녀는 당시 나의 말이 결코 헛된 게 아님을 잘 알고 ..

그냥 저냥 2015.08.22

[새날이 올거야] 티스토리 초대장 배포합니다 - 마감

임시 저장을 시도한 오늘자 포스팅이 온전하게 저장되지 않았네요. 얼마 전에도 겪은 일이긴 합니다만, 오늘따라 다시 작성하려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요. 왜 그런 날 있잖아요. 가뜩이나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그런 날이었는데 포스팅마저 날아가버리니 그야말로 의욕 상실입니다. 뭐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겪기 마련이긴 합니다만, 애써 작업한 흔적이 사라지는 것처럼 안타까운 일도 실은 드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핑계김에 오늘자 포스팅은 쉬려 합니다. 그 대신 2013년 티스토리에 발을 디딘 이래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못 했던 티스토리 초대장을 드려 볼까 합니다. 초대장 필요하신 분들께선 요 아래 댓글 창에 비밀 댓글로 이메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확인되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

그냥 저냥 2015.08.18

거대 요거트 맛보니.. 그 뿌듯함과 씁쓸함이란

본격 휴가 시즌이긴 한가 보다. 거의 매일 같이 억지 땀을 빼왔던 헬스장도 이번주엔 문을 닫는단다. 오로지 건강하게 살자라는 모토 하나만으로 근근이 버텨 온 데다, 실은 죽어라 하기 싫은 운동인지라 평소에도 헬스장이 쉬는 날이면 왠지 휴가를 얻은 기분이었던 참이다. 그런데 무려 일주일을 쉰다고 하니 세상에 이보다 반가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싶다. 어찌 생각해 보면 참 한심한 노릇이지만, 어쨌든 솔직한 내 심정은 그러했다. 지난 포스팅에서 이번 여름휴가 때 난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고 했던 적이 있다. 난 누군가(?)와 같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냥 집에서 쉬고 있자니 청승맞기도 하고, 참 의미없는 짓 같아 마눌님과 몇가지..

그냥 저냥 2015.08.06

'힘들어요 안아주세요' 그런데.. 왜 눈물이 날까?

날이 너무 덥습니다. 그나마 시원스레 비를 뿌리던 장마전선마저 물러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것입니다. 습도와 온도가 함께 높아질 경우 반드시 따라붙는 게 하나 있습니다. 예, 짐작하신 그게 맞습니다. 바로 불쾌지수입니다. 이 녀석이 창궐하기 시작하면 만사가 다 귀찮아집니다. 열대야로 인해 잠못 이루는 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짜증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방안에선 밤새 틀어놓은 선풍기가 밖이 환해질 때까지 계속 돌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를 틀어놓은 채 잠이 들면 덥고 시원하고의 문제를 떠나 무언가 몸 전체가 좋지 않은 느낌으로 가득합니다. 솔직히 오늘은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그런 날입니다. 휴가를 앞두고 있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 또한 쉬려던 참이었습니다. 만사가 귀..

그냥 저냥 2015.07.30

아내의 드립과 변화는 무죄

달랑 오이 한 개 사기 위해 동네 마트에 갈 때조차 늘 함께하곤 하는 우리 부부다. 하물며 나의 머리 손질을 위한 미용실 출입이라고 하여 다를까. 물론 순전히 아내가 원하는 스타일 유지를 위함이다. 이러한 일들, 남들이 볼 땐 닭살 커플로 비칠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무척 자연스럽다. 머리를 손질한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무척 짧은 스타일이었던 머리가 어느덧 너저분해 보이기 시작한다. 대충이라도 다듬어야 할 듯싶다. 나이가 들며 세포분열이 더뎌지고 머리숱도 확연히 줄었건만,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는 여전히 변함이 없는 느낌이다. 항상 이용하던 미용실에 들렀다. 주인 아주머니가 반긴다. 특별한 요구 없이 먼저번 스타일을 유지해달라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미용실 스타일리스트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

그냥 저냥 2015.07.18

아내의 친정 간다는 소리가 달콤하다?

연애시절, 상대가 없으면 마치 살 수 없기라도 한 양 서로를 아껴주고 오로지 상대만을 바라보며 마냥 달콤해하던 사이도 결혼만 하면 그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게 되는 현실이 아마도 우리에겐 가장 보편적인 커플의 양태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부도 상당할 테니 무조건적인 일반화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만, 실제로 제 주변만 살펴 봐도 결혼에 대한 환상으로부터 깨어나며 자각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종종 느껴오곤 하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결혼생활이라고 하여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셈입니다. 유부남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아내의 친정 간다는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게 들려온다는 일성입니다. 물론 우스갯소리인 측면도 없지 않으..

그냥 저냥 2015.07.11

박지성, 진정한 레전드임을 입증하다

박지성이 다시 올드트라포드 그라운드에 우뚝 섰다. 14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뮌헨의 레전드 매치를 통해서다. 그가 맨유를 떠난 지 3년, 그라운드를 벗어난 지 1년 만의 일이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난 경기 관람을 제대로 영접하기 위한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물론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수년 전 그의 경기를 관람할 때면 으레 곁에서 함께했던 맥주 한 캔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치맥을 부르는 박지성, 도대체 이게 몇년만인가 모르겠다. 감흥이 새롭다. 주말이면 그의 경기를 기대하느라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던 기억이 새록하다. 박지성이 맨유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자체만으로도 내겐 과거 그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할 만큼 두근거리는 일이다. 막상 경기..

그냥 저냥 2015.06.15

'내리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내가 생각해 봐도 난 아이들에게 참 인색하고 못된 아빠다. 특히 아이들이 커갈수록 인색함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는 듯싶다. 머리 굵어진 아이들, 말을 듣지 않은 채 자기 멋대로 행동할 때가 부지기수라 솔직히 꼴 보기 싫은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나와는 많이 다른 듯싶다. 당신들의 자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들이 예쁜 모양이다. 조부모의 손주 사랑이야 누군들 마찬가지겠지만, 늘 곁에서 지켜보는 내겐 우리 부모님의 손주 사랑은 유달리 커 보인다. 최근 큰 아들 녀석이 애지중지 해오던 태블릿을 어디선가 잃어버렸는가 보다. 경찰에 신고하고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찾을 리가 만무했다. 난 자신의 물건을 소중히 다루지 못한 결과라며 녀석 핀잔에 바빴다. 그러나 의기소침해 있을 손주에 대한 생각 ..

그냥 저냥 2015.06.12

다중 편견마저 넘어선 반전 '복면가왕'

메르스로 인해 세상이 온통 뒤숭숭하다. 그다지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사회적 동물에 속하는 나라고 하여 별 수 있으랴 싶다. 사실 연일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확진환자와 사망자 숫자를 접하다 보면, 일반인들에게 와닿을 공포감이 괜한 호들갑이나 설레발이 아닐 것이란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래, 때마침 주말이고 하니 웬만하면 집에서 뒹굴거리는 게 최고의 덕목 아니겠는가. 버릇처럼 노트북의 전원을 켠다. 높은 기온 탓인지 무의식 중 돌아다니던 각종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 어느 지점에서 가끔 길을 잃거나 정신이 몽롱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잠깐 누운 채 눈을 붙이곤 한다. 누군가는 치열하게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마당에 난 너무도 한가로운 데다 편안한 게 아닌가 싶어 괜시리 미안해지는 순간이..

그냥 저냥 2015.06.08

손가락 작은 상처가 내겐 특별했던 이유

엇그제 집에서 빗자루를 이용해 쓰레기를 주워 담던 도중, 오른손 새끼 손가락이 어딘가의 모서리에 부딪히는 바람에 작은 상처가 생겼다. 약간의 고통이 수반됐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별다른 외상이 없길래 괜찮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딪혔던 자리가 아파왔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피부 일부가 벗겨져 있었다. 그냥 두면 성가실 것 같아 약을 바르고 일회용 밴드로 감쌌다. 오늘 아침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 방 전등이 나갔다면서 아내가 새 형광등 하나를 가져왔다. 교체해 달라는 의미다. 난 흔쾌히 응하며 맛이 간 기존 형광등을 등으로부터 빼내려 시도했다. 그 순간, 금속으로 이뤄진 거치대에 내 오른손의 손가락 하나가 그만 부딪히고 만다. 아차 싶었으나 이미 늦었..

그냥 저냥 201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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