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사회의 변화를 이끌 만큼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어 청년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인물이 노년으로 접어든 뒤 느닷없이 정반대의 신념을 펴거나 행보를 드러내면서 더 없이 큰 실망감으로 다가왔던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렇게 변한 것일까 하며 혀를 끌끌 차거나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내게 남아 있다. 아니 안타까움을 넘어 연민의 감정으로까지 이어지곤 했던 것 같다. 물론 이는 세월이 흐르면서 단순히 자신의 신념이나 사상이 바뀌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흔히들 보수화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유독 노년에 접어들면서 비슷한 현상이 잦아지는 걸로 봐서는 이를 단순히 신념의 변화로만 해석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들의 변화에는 모종의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