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날선 설렘

날씨만큼 상쾌했던 칠갑산 체험여행

새 날 2015. 5. 1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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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느날.. 날씨는 너무도 찬란했습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으며, 더 없이 맑고 쾌적한 바람 한 무리가 코끝과 피부를 슬쩍 간지럽힌 채 스치듯 지나갑니다.  덕분에 마음은 유치찬란해지고 있었습니다.  붙들고 싶었습니다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어쨌거나 고마운 녀석이었습니다.  한층 짙어진 녹음은 무르익을 대로 익은 터라 곧 터질 듯 아슬아슬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연중 이러한 날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가히 손으로 꼽을 정도일 것 같습니다.  온몸을 칠갑산의 공기에 내맡긴 채 샤워를 하니 마음마저 두둥실입니다. 

 

 

충남 청양 칠갑산 부근에 위치한 장승공원, 다양한 표정의 녀석들이 주변에 널려있었습니다.

 

 

천년 고찰 장곡사의 풍경 소리는 이날 날씨만큼이나 청아하기 그지없었고요.

 

 

대웅전 마당에 대롱대롱 달린 연등 행렬은 코앞으로 다가온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절 입구에서 누군가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있었는데요.  무심결에 받고 보니 이러한 내용입니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불자들의 왕래가 그 어느 때보다 잦은 시기에, 굳이 절 앞에서 다른 종교를 홍보해야 하나 싶습니다.  이슬람국가에 가서 특정 종교를 홍보하다 국가적 망신과 물의를 일으켰던 일련의 사건들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천장호로 발걸음을 옳깁니다.  이곳에 유명한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TV 프로그램인 1박2일에도 등장했다더군요.  물론 그 때문에 가게 된 건 아닙니다만..

 



 

주변 풍광은 더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순전히 날씨 덕분입니다.  그냥 눈이 호강을 하는군요.

 

 

출렁다리는 케이블로 지탱하는 현수교 방식이었으며, 207미터의 길이로써 국내 최장, 동양에서는 두 번째랍니다.  물론 순위는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어쨌거나 실제로 걸어보니 출렁임이 상당했습니다.  멀미 하는 분들은 조금 고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울러 다리 위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일은 정말로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차하면 떨구기 십상일 테니 말이죠.

 

 

상단부는 이러한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었고...

 

 

하단부는 이러하였습니다.

 

 

커플들에겐 더 없이 좋은 데이트 코스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고요?  뭘 다 아시면서.. -_-;;

 

 

 

청양 하면 칠갑산, 칠갑산 하면 콩밭 매는 아낙네 아니겠습니까.  물론 가요의 힘입니다만, 상단의 동상은 칠갑산 입구 장승공원 부근에 위치해 있고, 하단의 동상은 출렁다리 입구에 놓여 있습니다.  굳이 특이사항을 꼽으라면 자세가 다르다는 점 아닐까 싶군요.  

 

 

화전 만드는 체험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부근 농촌체험마을에서였는데요.  재료는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대추, 쑥, 유채꽃입니다.  물론 얘네들은 전 위에 올려질 고명이 되겠고, 주 재로는 찹쌀과 맵쌀 반죽이 되겠습니다.

 

 

반죽을 지름 5센티, 두께 5밀리 가량의 원 모양으로 뜹니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전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익은 녀석들을 뒤집은 채 준비한 고명을 최대한 예쁘게 올립니다. 

 

 

그러나 완성된 녀석들을 보니 그다지 예쁘지가 않더이다.  그래도 시럽에 찍어 맛을 보니 쫀득쫀득함이 살아있더군요.  제법입니다.

 

 

색색의 고명이 올라간 상태의 완성되기 전 화전, 너무 예뻐 보여 왠지 먹기가 아까울 것 같습니다.  점심식사를 워낙 배불리 먹은 탓에 양껏 맛볼 수는 없었고, 나머지는 결국 집으로 싸가지고 와야 했습니다.  간식거리로 딱입니다.  찬란했던 5월 어느날의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지어졌습니다.  여행 끝의 고단함은 언제나 그렇듯 달콤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뒷풀이는 여행보다 더 달달했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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